‘날아라 개천용’의 진정성이 따스한 공감과 진한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을 향한 호평이 뜨겁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고군분투하는 국선변호사 박태용(권상우 분)과 생계형 기자 박삼수(배성우 분)의 모습은 유쾌한 웃음 속 진한 공감까지 안기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억울한 사연에 그 누구 하나 귀 기울이지 않는 현실.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박태용, 박삼수의 모습은 씁쓸한 현실 가운데 진한 울림을 남겼다.
무엇보다 박태용의 진정성이 빛났다. 박삼수의 부탁으로 친부 폭행치사 사건을 맡게 된 박태용은 비록 재판에는 패소했지만, 그의 진정성 있는 변론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할아버지에게 폭력을 가하는 아버지를 막아서다 죽음에 이르게 한 정명희(채원빈 분). 아버지의 죽음에도 교도소에서 잠만 자던 그에겐 남모를 속사정이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는 가정폭력에 맘 편히 자 본 적 없던 그가 감옥에 가서야 잠을 잘 수 있었던 것. “반성 없는 꿀잠이 아니라, 오히려 가정폭력의 흔적입니다”라며 정명희 자신도 미처 몰랐던 아픔을 알아봐 준 건 박태용 변호사였다. “무죄를 선고받는다고 해도 평생 기억과 싸우면서 살아야 될 겁니다. 이 형벌이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라는 호소에도 정명희는 결국 기존의 판례대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상처를 알아봐 주고 보듬어준 박태용 덕분에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고 살아갈 수 있게 됐다.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준 박태용의 가슴 울리는 변론은 배심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지만, 그 무엇보다 묵직한 감동을 안겼다. 진폭 큰 권상우의 연기가 공감의 힘을 더하며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날아라 개천용’ 속 억울한 사연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때리고 또 때리는, 아버지를 미워할 수밖에 없음에도 잊을 수 없는 따스한 추억 하나에 “가끔 아버지가 보고 싶어요”라고 털어놓은 정명희의 애달픈 고백은 눈물을 자아냈다. 억울한 수감 생활 동안 부모님을 모두 잃은 최재필(정희민 분)이나, 조현병을 앓은 어머니와 사는 임수철(윤주빈 분)의 처지도 다르지 않았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삼정시 3인조를 지켜보던 박태용은 오랜 시간 진행되는 힘겨운 재심 대신, 현실적인 합의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물질적인 보상보다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자 재심을 선택한 삼정시 3인조. “기존 판례, 뒤집기 어렵겠지만 법원이 판례만 따른다면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라는 박태용의 변론처럼, 진정성으로 세상을 뒤집을 날이 찾아올까. 삼정시 3인조의 재심 재판이 사건 종결을 위해 열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맨몸으로 뛰어든 박태용과 박삼수. ‘진정성’ 하나로 승산 없는 재심에 나선 두 사람이 보여줄 진실의 힘은 무엇일지, 앞으로의 이야기에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5회는 13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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