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느낌…벤츠 C 클래스 '닮은 꼴'
'스포츠 플러스' 주행 모드 탑재…연비 '아쉬워'
반자율주행 시스템 '수준급'…끼어들기 차 인지능력은 '개선돼야'
패밀리룩을 점차 완성해가고 있는 제네시스가 최근 준중형 스포츠 세단 G70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부분 변경이라고 하지만 이전 G70 모델의 많은 부분을 바꾸면서 완전 변경 수준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부분이 바뀐 것인지 그리고 경쟁 차종과 비교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함께 점검해보려 한다. 참고로 이번에 살펴본 차량은 가솔린 2.0 터보 모델이며, 색상은 세도나 브라운이다. 최고 출력은 252마력, 최대 토크는 36kg·m, 복합 연비는 10.7km/l이다.
● 패밀리룩 완성한 `더 뉴 G70`
`더 뉴 G70`의 실제 앞모습을 처음 본 시간대는 늦은 오후였다. 날이 어둑해지기도 했겠다 쿼드 헤드램프에서 나오는 두 줄 LED 주간 주행 등이 켜진 상태여서 그랬는지 G80과 착각할 정도로 앞모습이 매우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분 변경임에도 앞모습은 패밀리 룩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한 듯 보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제네시스 엠블럼을 본뜬 모습으로 마치 방패 모양과 같아 `크레스트 그릴`이라고 제네시스 측은 설명한 바 있다. 뒷모습도 패밀리 룩을 완성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테일램프 역시 두 줄 라인을 완성했다. 하지만 구형 G70의 테일램프 형태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두 줄 가운데는 판으로 덧댄듯한 흔적이 보였다. 또 LED 램프가 트렁크 라인 안쪽까지 이어진 게 아니라 트렁크 라인에 맞춰 끊어지다보니 짤막하게 잘린 느낌도 들었다. 테일 게이트에 붙어있던 번호판이 범퍼 쪽으로 내려오면서 뒤태 느낌이 확 바뀐 점도 눈에 띄었다. 흡사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트렁크 가운데 부분에는 제네시스 영문 철자를 크게 새겨 넣으면서 심심함을 달랬다.
● 주행 느낌…벤츠 C 클래스와 `닮은 꼴`
더 뉴 G70 운전석에 오르자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었다. 말만 `스포츠 세단`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스포츠카 느낌처럼 바닥에 낮게 깔린 듯한 느낌은 또 아니었다. 대시보드 상단이나 계기판 위치 등 대부분 실내 디자인이 운전자의 눈 높이에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주행 중 하드하게 느껴지는 서스펜션 세팅과 도심 주행 중에는 다 쏟아내기도 힘든 252마력이라는 넘치는 힘은 마치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를 모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더 뉴 G70은 `단단하면서도 야무진 차`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차였다. 실제 주행을 해보니 더 뉴 G70은 2040세대 운전자 가운데 가족 구성원이 많지 않고 주행 중 스포티한 감성을 느끼기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잘 맞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4인 이상 가족이 있거나 많은 짐을 싣고 다녀야 하는 경우,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감을 느끼기 원하는 경우에는 다소 올 뉴 G70과 맞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반 디스플레이는 디지털 클러스터로 돼 있다. 12.3인치라는 크기가 시인성에 도움을 줬지만 3D라는 점도 몰입감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어설프지 않고 고급스러운 느낌과 함께 자연스러운 3D 세팅이 돋보였다.
● 스포츠 세단 DNA, `스포츠 플러스` 주행 모드 탑재…연비는 `아쉬워`
`더 뉴 G70`의 주행모드는 모두 5개이다.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은 전자식 변속 노브 옆에 위치해 있는데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커스텀 모드로 구성돼있다. 보통 현대기아차의 주행모드 중에는 스마트 모드가 있지만 제네시스는 컴포트 모드가 이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평소 현대차를 몰 때 연비와 도심 주행 성능을 최적화한 스마트 모드가 주행하기 가장 좋았다. 하지만 `더 뉴 제네시스` 주행에서는 스포츠 모드가 운전하기 가장 좋았다. 이유는 응답성이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다. 가속과 감속이 운전자의 반응에 가장 빠르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운전자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한 주행 모드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쉽게 말해 스포츠 모드에서 `차제 자세 제어` 기능이 `OFF`로 바뀐 상태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기능이 꺼져도 자연스러운 코너링이 가능했다. 이유는 이 차량 구동 방식이 4륜 구동이기 때문이다. 굴곡진 북악 스카이웨이 길을 살짝 빠른 속도로 달릴 때에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 또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운전할 때에는 등받이가 운전자의 등을 쫙 잡아주기도 하면서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해 주는 버킷 시트 역할을 해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했다. 다만 연비는 다소 아쉬웠다. 출력이 높다는 점과 4륜 구동 모델이라는 점 등이 연비를 개선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도심 주행 중 연비 7km/l 미만, 복합 연비 10km/l 내외의 연료 효율은 `조금은 더 향상시킬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 반자율주행 시스템 `수준급`…끼어들기 차량 인지능력은 `개선돼야`
현대차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은 실제 사용자들로부터 사용하기 편하다는 평가를 듣곤 한다. 제네시스 역시 현대차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 DNA를 고스란히 끌고 왔다.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엄지손가락을 뻗을 수 있는 거리에 항속 유지 기능 버튼과 차선 이탈 방지 버튼, 속도 조절 버튼 등이 모두 위치해 있었다. 그만큼 조작이 자연스러웠다. 항속 주행이나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은 탁월했다. 다만 끼어들기 차량에 대한 인지 능력은 다소 불안했다. 실제 주행 중 옆 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이 있었지만 이 차량이 절반 넘게 들어온 상황에서도 앞차로 인식하지 못하고 속도를 높이는 일이 발생해 결국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렸다. 긴 터널 구간을 주행할 때에도 살짝 불안함을 느꼈다. 한참 주행 중 50여 미터 앞에 차량들이 갑자기 정차해 있는 정체 구간을 맞닥뜨리게 됐는데 꽤나 가까워질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항속 주행을 했다. 차량이 이런 순간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결국 이번에도 직접 브레이크를 밟아 멈췄었다. 시스템의 결함은 아니지만 개선의 여지는 있어 보였다.
● `독 3사` 따라온 제네시스…이제는 나만의 색깔 찾아야 할 때
현대차가 만든 럭셔리 브랜드가 점차 패밀리 룩을 완성해 가는 가운데 차량의 성능도 웬만한 수입차 못지않게 향상됐다. 기본 제원을 놓고 보면 같은 체급의 BMW 3시리즈나 아우디 A4, 벤츠 C 클래스 등 독일 3사와 비교해도 뒤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제는 사용자들에게 왜 제네시스를 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궁금타]란? 다양한 신차의 시승기를 포함해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타보고 산업 트렌드를 분석해보는 코너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