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금리 20%로 인하…저신용자 불법사금융 내몰린다

김보미 기자

입력 2020-11-16 17:28   수정 2020-11-16 17:28

    <앵커>
    정부가 현재 연 24%인 법정최고금리를 연 20%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로 타격받은 서민층들의 이자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인데, 풍선효과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출금리 상한선을 의미하는 법정최고금리가 내년 하반기부터 연 20%로 떨어집니다.
    다만, 소급 적용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코로나 등으로 힘겨운 서민과 취약계층은 여전히 고금리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법정최고금리를 인하해서 서민의 이자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8년 27.9%에서 24%로 낮아진 지 약 3년 만에 또 4%p가 인하되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20%가 넘는 금리로 대출 받은 200만명 이상이 매년 5천억원에 가까운 이자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하지만 중·고금리 대출을 취급해 왔던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인터뷰>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
    “충격 여파를 흡수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인하했으면 했다. 대형사들은 당장 조금은 타격이 있을 것 같다.”
    특히 웰컴, SBI, 오케이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들의 가계신용대출 중 20% 이상은 대출금리가 연 20%를 넘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상위 10개사의 총 이자수익이 적어도 5천억원 가량은 족히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문제는 금융업계의 고민만 커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신용자들을 사금융권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신업계는 "적정금리를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에게는 무리해서 대출을 내줄 수 없다"는 분위기인데, 이번 금리 인하로 약 60만명 가량이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것으로 학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일단 정부는 햇살론과 같은 저신용자 대상 금융상품 공급을 연간 2,700억원 넘게 확대하고 채무조정·신용회복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금리 인하에 따른 풍선효과를 쉽게 잠재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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