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신용대출이 폭증하자, 은행권이 당장 이번주부터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습니다.
정부가 예고한 대출 규제 적용일보다 무려 일주일이나 빠른 것인데요.
정부 규제가 또다른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KB국민은행이 소득과 상관없이 신용대출 1억원이 넘는 고객에게 DSR 40%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카드론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우리은행 역시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이번주 안에 실행할 예정인 가운데, 신한과 하나·농협은행도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당초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안에 따라 이달 30일부터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규제 시행 전에 대출을 미리 받아놓으려는 수요가 급증했고,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폭을 2조원대로 맞춰야 하는 시중은행들로서는 불가피하게 시행일을 일주일 앞당겨야만 했습니다.
은행권이 이처럼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자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등 벌써부터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선 2금융권 대출을 권유하고 상담하는 글이 일주일새 부쩍 늘었습니다.
은행권 대출이 막힌 고소득자가 2금융권으로 넘어올 경우 저신용자들의 대출 기회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정부가 실수요자들의 대출 수요를 억누르면서 연쇄적인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고소득자가 아니라) 고자산가 위주로 대출 규제를 적용했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자산가와 고소득자는 다르거든요.고소득자는 자산이 없을 수도 있어요. 고소득자는 자산을 얻기 위해 대출을 가져가는 것이고…”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97.9%로 정부의 대출 관리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정교하지 못한 정부 규제가 오히려 불안심리와 대출 수요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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