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감소폭 둔화한 탓"
유니클로·닌텐도 판매 활황
일본맥주, '4캔에 만원' 행사
<앵커>
다음 키워드 보겠습니다.
"`노 재팬`의 두 얼굴"이라고 돼 있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노 재팬`이라고 합니다.
벌써 1년이 지났는데요.
오늘 발표된 경제 지표들을 보면 작년 상황과 전혀 다른 의외의 결과에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은 일본과 무역에서 165억 6,0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4억 2,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더 확대된 건데요.
일본으로 가는 수출 물량은 13% 줄어든 206억 3,000만달러였고,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물량은 7.3% 감소한 371억 9,000만달러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상반기까지 이어진 `노 재팬` 기간에 일본산 수입이 크게 줄었다가,
수출 감소 폭은 커지고, 반대로 수입 감소 폭은 둔화해 다시 벌어진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가 일본 물품을 이전보다 많이 소비하면서 수입도 증가했다는 거군요.
어떤 제품들이 있습니까?
<기자>
사진 하나 보겠습니다.
유니클로 매장 앞에 오전 이른시간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입니다.
유니클로가 +J 컬렉션 판매를 시작한 날인데요.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인기 품목은 모두 품절됐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무심코 담았는데 100만원 가까이 결제했다" "하이브리드 파카가 전 매장 품절일까봐 두렵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죠.
독일 출신의 디자이너 질 샌더는 특유의 단순함을 미학으로 내세운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는데요.
유니클로와 함께 +J컬렉션을 출시한 겁니다.
유명한 디자이너의 제품에 유니클로의 합리적 가격이 더해졌다는 점에 인기를 끈 겁니다.
<앵커>
지난해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 이용객을 비난하던 모습과는 상반되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에는 `유파라치`까지 나오는 등 불매운동이 극에 달했습니다.
특히 유니클로는 본사 임원이 "한국의 보이콧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발언하면서 불씨를 키웠는데요.
때문에 한때 매출이 70% 이상 줄었던 상황과
`노재팬`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던 점을 떠올리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기도 합니다.
<앵커>
유니클로 외에 다른 사례도 있습니까?
<기자>
유니클로뿐 아니라 렉서스를 비롯한 일본 차 판매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대 한국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1% 급증했습니다.
다소 주춤한 불매운동 분위기에 더해 신차 출시와 하이브리드차 인기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또 한때 마트, 편의점 등에서 퇴출됐던 일본 맥주 역시 불매운동이 느슨해진 틈을 타,
공급가격을 낮추며 한국 시장 재탈환을 꿈꾸고 있기도 합니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사히 맥주 등 일본 맥주 4캔을 1만원에 판매하는 판촉 행사를 재개했습니다.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출시와 함께 스위치가 품귀 현상을 빚었을 때도.
일본 제품에 대한 `선택적 불매`라는 자조적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죠.
<앵커>
이런 `노 재팬`의 달라진 모습,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온라인에서는 "씁쓸하다" "일본이 비웃을 것을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다" 이런 반응들도 나오고요,
반대로 불매운동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자유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내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면 일본과 교역량도 점차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일 양국은 RCEP 체결로 인해 간접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효과를 누리게 되는데요.
민감한 품목은 이번 양허 대상에서 빠졌지만, 시장 개방으로 인한 교역 증대 효과가 차츰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