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방역 강화 속 치러진 수능의 풍경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 수능의 영향을 받은 기업들의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성장기업부 전민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전 기자,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학원가나 교육업계 쪽은 타격이 상당히 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대면 중심 학습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아 비대면 트렌드에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던 기업들은 실적이 곤두박질쳤습니다.
학습지로 유명한 대교는 올해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학부모들이 학습지 교사의 가정방문을 꺼리는 탓에 방문 학습지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부방 개념의 학습센터 역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교육출판 사업이 주된 먹거리인 비상교육 역시 코로나19로 학원과 서점 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가 계속됐습니다.
반면 비대면 트렌드에 부응해 변화를 꾀한 기업들은 성적표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앵커>
시대에 빠르게 적응한 업체들이 있었군요. 어딥니까?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 속에서도 일찌감치 비대면 체제 전환을 시도했거나 온라인 부문을 강화한 교육기업들은 흑자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메가스터디교육, 디지털대성, 청담러닝 등 온라인에 강점이 있는 교육업체들의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메가스터디교육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입시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1분기엔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오프라인 사업 악재를 온라인 사업이 만회하면서 2분기와 3분기 두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디지털대성도 비대면 교육 수요 증가로 온라인 학습, 즉 `이러닝` 사업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3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청담러닝 역시 실시간 비대면 온라인 수업 서비스의 성공적인 운영에 힘입어 3분기 별도기준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앵커>
업계 내에서도 비대면 트렌드를 잘 따라간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사이에 상황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라는 건데, 변화에 적응한 기업들,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쓴 겁니까?
<기자>
먼저 메가스터디교육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속적인 학습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초·중등부의 온라인 강의 서비스에 주력했고, 이러한 전략이 실적 선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전문가의 분석과 전망 들어보시죠.
<인터뷰> 윤창민 /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초중등부 쪽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 위주이기 때문에 전년 대비해서 거의 한 50% 가까이 성장이 나와 굉장히 상황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온라인 쪽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때문에 전혀 영향을 받은 게 없고 계속적으로 갈 길을 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만 정상화가 된다면 거의 800억 원에서 900억 원 사이에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초체력은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메가스터디는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쪽에 주력해 왔던 게 이번에 빛을 발했다 이런 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대성은 이전부터 운영하던 이러닝 상품이 비대면 교육 트렌드를 타고 큰 인기를 끌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는데요.
최근엔 대입전략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KT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온라인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청담러닝의 경우는 코로나19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3월 봄학기부터 기존 오프라인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실시간 비대면 화상 수업인 `라이브 클래스` 서비스를 개시했고, 선제 대응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재윤 / KTB투자증권 연구원
"올해 3분기 누적으로 보시면 (청담러닝의) 성장률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청담러닝도 사실 오프라인 학원이라 타격이 있을 뻔했는데 빠르게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를 하면서 오히려 학원생 수가 늘어나는 그런 경향이 있었고요.
따라서 실적 자체도 지난해 대비로 크게 줄어들지 않는 수준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미 온라인 수업체계를 갖고 있거나, 빠르게 온라인체계로 전환한 업체들이 성적이 좋았다라고 할 수 있겠는데, 사실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불안함같은게 있을 수 있거든요.
과연 오프라인만큼 효과가 있을 것인가 하는, 이런 부분은 완전히 해소가 된 겁니까?
<기자>
그 부분이 맹점입니다. 학생의 수준에 따라 온라인 수업의 효과가 달라서 선호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인데, 교육 전문가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이재진 / 대학미래연구소장
"기본적으로 원래 자기주도학습을 잘 하던 학생들은 온라인 입시 업체로 몰렸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위권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성적 향상에) 한계가 명확합니다.
처음엔 온라인 수업을 따라갔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온라인 수업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고 결국 소규모 수업이나 과외 등으로 옮겼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앵커>
결국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교육업체들이 오프라인 사업도 병행해갈 수밖에 없다 라는 말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언택트라는 메가 트랜드 속에서 온라인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몇몇 대형업체들의 과점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학령인구도 감소하고 있어 영세·중소 교육업체들이 위축되는 현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교육 기업들 얘기를 짚어봤는데, 이번 첫 코로나 수능 때문에 특수를 누린 기업들이 더 있죠? 어디가 있습니까?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다시피 수능 시험장에 침방울을 차단하기 위해 반투명 아크릴 재질로 만든 가림막이 설치됐는데요.
음식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뿐만 아니라 학교나 관공서 등에도 가림막 설치가 늘면서 생산 업체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업체 에스폴리텍의 경우 전국 수능 고사장에 바이러스 차단 칸막이와 항균 필름 등을 공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3월 2천원을 밑돌던 주가는 최근 6천원 대로 3배 이상 뛰었습니다.
올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61억원을 올리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수능 당일 모든 시험장 출입구에 열화상카메라 측정기가 설치되고 손소독제·손소독티슈 등 방역 물품이 구비된 만큼 관련 제품의 수요도 늘었습니다.
또,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집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 1주 전 컨디션 조절 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수능 1주 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대표적인 컨디션 조절 용품인 안대와 귀마개 판매량은 각각 13%, 51%씩 뛰었고, 안락한 수면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토퍼 매트리스는 32%나 판매가 늘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수능 고사장 앞 후배들의 왁자지껄한 응원전이 금지되면서 `랜선 응원`이 대세였죠.
수능 선물 트렌드 역시 `비대면`이었습니다.
치킨과 피자 등을 살 수 있는 e-쿠폰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20%나 증가하는 등 모바일로 수능 선물을 많이 주고 받았는데요.
사상 첫 코로나 수능이 소비 패턴까지 바꿔놓은 셈이죠.
<앵커>
네 성장기업부 전민정 기자였습니다. 전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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