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양지요양병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일 하루에만 47명 추가됐다. 이 병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157명으로 늘었다.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된 이 병원 내에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포함해 166명이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추가 집단감염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들 대다수가 고령층에 기저질환이 있고, 방역지침 준수가 어려운 환자 상태, 밀접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는 환자 관리 방식 등으로 감염 관리가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시는 코호트 격리된 이 병원 환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진단 검사에서 43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환자 38명(남자 8명, 여자 30명), 직원 5명(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요양보호사 1명)이다.
앞서 오전에는 자가격리 중이던 병원 종사자 2명, 병원 관련 확진자의 가족 1명, 사망한 환자 1명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 하루에만 47명이 추가되면서 연쇄 감염을 포함한 병원 관련 전체 확진자는 157명까지 급증했다.
전체 확진자를 구분해서 살펴보면 환자 110명, 의료인 10명, 직원 3명, 요양보호사 17명, 연쇄 감염 17명 등이다.
날짜별 확진자 발생을 보면 이달 5일 최초 확진자 1명이 발생한 이후 6일 39명, 7일 60명, 8일 10명, 10일 47명으로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울산지역 집단감염 사례 중 단연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꼽힌다.
나왔다 하면 한꺼번에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양지요양병원 집단감염 원인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현재 이어지는 대규모 확진자 관리와 역학조사에 매달리는 방역 당국은 원인 규명이나 분석에 할애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다만 그동안 방역 당국의 발표 내용과 그동안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로 미루어 몇 가지 취약점을 짚어낼 수는 있다.
울산시 발표에 따르면 우선 이 병원에서는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들이 병동을 옮겨 다니며 환자를 돌봤다.
평소 병원에서는 의사 7명,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57명, 요양보호사 23명 등이 근무했는데, 이들은 1∼3개 층씩 구분된 병동을 이동하면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병원은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의 병원은 2층부터 10층까지 입원실이 있고, 각 층에는 적게는 18명에서 많게는 27명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5층과 6층은 중환자실로 운영됐다.
여기에 치매 등 중증 환자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할 수 없는 점, 요양보호사들이 환자를 목욕시킬 때 돌아가면서 접촉이 이뤄졌던 점 등도 감염에 취약한 원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환자들이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이어서 면역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다면 병실이나 휴게실 등을 함께 쓰는 과정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것이고, 잠복기는 제각각이어서 잇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도 돌연 확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격리된 건물 안에서 생활하면서, 자칫 직·간접 접촉을 통한 소규모 감염이 집단감염으로 번질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현재 병원 내부에서는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층을 구분해 생활하고 있다.
격리 당시 입원해 있던 환자들은 대부분 침상에 누워서 생활하는 와상환자들로, 이들을 장거리 이송하는 것보다는 평소 생활하던 병실에서 치료하는 것이 낫다는 방역 당국 판단으로 병원에 머무르고 있다.
역시 격리된 의료진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들이 방호복을 착용한 채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데, 인력 교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로도가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료인력 지원을 요청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다"라면서도 "아직 파견 시점에 대해서는 확답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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