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진아'가 살린 하이트진로…"적자나도 배당드려요"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0-12-10 17:26   수정 2020-12-10 17:26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 계속해서 이어갑니다.
    박 기자, 오늘 한국전력 외에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종목으로 하이트진로가 보이던데요? 맞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하이트진로는 전 거래일보다 5.26% 오른 33,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누가 주가를 끌어올린 겁니까?
    <기자>
    아직 잠정적이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됩니다.
    사실 그동안 하이트진로의 수급을 보면 오늘 상황이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수급을 정리한 자료를 가져왔는데요.
    지난 10월 21일부터 기관이 하이트진로를 순매수한 건 단 2거래일 뿐입니다.
    한편, 개인은 같은 기간 단 2거래일만 순매도를 했고요.
    수급이 완전히 엇갈린 거죠.
    <앵커>
    그렇군요.
    수급을 보니까 마치 개인과 기관이 강대강 대결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결과는 어땠나요? 이 기간 주가 흐름도 궁금한데요.
    <기자>
    쭉쭉 빠졌습니다.
    외국인도 기관만큼은 아니지만 매도 우위였고요.
    이 기간 주가는 17%가량 빠졌습니다.
    <앵커>
    기관이 이렇게나 계속 빼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포지션을 바꿨을까요?
    외국인도 그렇고요.
    오늘 하루 일회적인 걸까요?
    <기자>
    `테진아`라고 들어보셨나요?
    <앵커>
    연예인 태진아씨요?
    아, 아니 지금 하이트진로 얘길 나누고 있으니까, 소맥 테진아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하이트진로 상품인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이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앵커>
    최근에 코로나19로 음식점도 다 9시면 문을 닫잖아요.
    거리 두기로 사람들도 잘 안 만나고 하니까 저는 주류 판매 굉장히 저조할 줄 알았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업소 매출은 주춤했는데, 다들 집에서라도 드셨나 봐요.
    가정용 소비가 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9% 늘어난 643억8천만원을 기록했고요.
    특히 테라와 진로를 따로도 마시지만 소맥인 `테진아`로도 많이 마시잖아요?
    소맥의 비율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양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그런지 맥주 사업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414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398억원(3분기 누적)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근데 3분기 실적이 언제 나온 거죠?
    보통 11월에 나오지 않나요? 실적이 잘 나와서 주가가 오른다고 보기엔 다소 늦은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3분기 실적은 11월에 나왔고요.
    소주는 겨울철이 성수기라고 하는데요.
    수도권 공급을 담당하는 이천 공장이 풀가동해도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라고 합니다.
    3분기 실적도 좋았지만 이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깃들 수밖에 없고요.
    어제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과 차남인 박재홍 전무가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를 시장에 안착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건데요.
    이에 따라 업계에선 3세 형제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배당금은 어떤가요?
    <기자>
    하이트진로는 배당성향이 200~400%에 달하는 고배당 정책을 갖고 있는데요.
    심지어 지난해에는 423억원의 순손실을 거뒀지만 489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했거든요.
    올해는 실적도 잘 나왔으니 배당 성향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적자가 났는데도 배당금을 거의 500억원을 지급한 거네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를 지원하기 위해서인데요.
    하이트진로가 매년 지급하는 배당금이 영업자금이 되는 구조입니다.
    또 하이트진로 지배 구조를 보면 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로 이뤄졌는데요.
    박태영 신임 사장이 58.22%의 지분을 가진 서영이앤티가 기업을 지배하는 구조로,박문덕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분 99.9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박 회장과 서영이앤티 지분율이 각각 29.49%와 27.66%고요.
    하이트진로의 배당금이 오너일가에게 상당 부분 돌아가는 셈이죠?
    이와 같은 이유로 높은 배당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 또한 이 같은 성향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찌됐든 투자자들 입장에선 좋네요.
    목표 주가도 궁금합니다.
    <기자>
    대신증권은 60,000원, 키움증권은 57,000원, 하이투자증권은 53,000원, 유안타증권은 52,000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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