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브랜드 로고 지워달라"
'n번방' 조주빈 티셔츠도 논란
당시 업체 주가 약 30% 뛰어
<앵커>
마지막 키워드는 `완판이냐 불매냐`인데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12일 출소했죠.
당시에 입은 패딩이 `블레임룩`으로 떠올랐는데 이 얘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블레임 룩이 정확히 뭔가요?
<기자>
블레임룩은 사회적 논란이 된 인물이 착용해 화제가 된,
의류나 액세서리 등을 가리키는데 이게 완판이 될 수도 있고 아예 안 팔릴 수도 있습니다.
조두순이 입은 한 브랜드의 패딩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저거 똑같은 거 입고 다니면 놀림각" "저 패딩 앞으로 못 입을 듯" 이런 반응이 나왔는데,
해당 의류를 생산한 브랜드 측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브랜드 모자이크 처리를 정중하게 부탁드린다"고 전했다고 합니다.
<앵커>
범죄자의 옷차림을 따라하는 심리가 이해 안 되는데,
과거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죠?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 3월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이 포토라인에 설 때 한 브랜드의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었는데,
당시 해당 브랜드는 언론에 "로고를 가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지난 2016년에는 국정농단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최서원 씨가,
취재진을 뚫고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던 중 신발이 한짝 벗겨진 사건이 있었죠.
그 신발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 제품이어서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최서원씨가 불법으로 부를 축적해 구입한 신발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매출은 떨어졌다고 합니다.
<앵커>
옷에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부정적일 것도 없다는 생각인데,
오히려 브랜드에 호재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기자>
네. 앞서 말씀 드린 조주빈의 사례가 대표적인데,
당시 관련 업체의 주가는 전날보다 29.74% 뛴 2만 7,0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사업이 부진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던 주가가 크게 반등한 겁니다.
`희대의 탈옥수`로 불리는 신창원은 국내 블레임룩의 원조로 꼽히는데요.
신창원이 1999년 검거 당시 입었던 니트는 이탈리아 브랜드 미쏘니의 모조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미쏘니 옷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판매 급증으로 이어졌고,
로비스트 린다 김이 썼던 에스카다 선글라스도 오랜 기간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켰습니다.
2007년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씨는 에세이를 출간했는데,
신씨가 출판 간담회에 들고 나온 300만원대 입생로랑 미니사이즈 다운타운백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학력은 가짜, 가방은 진짜"라는 세간의 풍자도 있었죠.
다만 업계에서는 "블레임룩으로 반짝 유명세를 얻을 수는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고,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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