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옥이 대체불가한 존재감으로 빌런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헤라신(김혜옥 분)은 마지막까지 데릭(임주환 분)과 아름(유인나 분)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며 긴장감을 유발했다.
이날, 데릭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러 온 헤라신은 아름에게 아들의 비밀을 털어놓으며 파장을 예고했다. 이어 "난 그냥 돌멩이를 하나 던졌을 뿐, 네 마음이 얼마나 두꺼운지, 얇은지는 모르는데"이라며 서늘하게 웃어 보여 보는 이까지 섬뜩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취조실에서 조사를 시작한 헤라신은 수많은 혐의를 들으면서도 태연하게 행동해 남다른 분위기를 뿜어냈다. 특히 증거 앞에서 눈도 꿈쩍 안 하며 데릭이 시켜서 했다고 답해 피도 눈물도 없는 보스의 진면모를 확인시켰다.
결국 보스로 오인 받은 데릭의 사망으로 사건이 마무리되고, 헤라신은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려 깊은 회한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내 영상을 뚫어지게 본 그는 몰래 안도의 눈빛과 엷은 미소를 띠어 데릭이 아직 살아있다는 단서를 제공했다.
이렇듯 김혜옥은 첫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남다른 아우라와 카리스마로 극의 흐름을 반전시켰다. 여기에 단호함이 묻어나는 눈빛부터 차가운 미소, 가만히 있어도 풍기는 분위기까지 인물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완벽한 빌런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선보였던 사랑스럽고 친근한 이미지와 180도 다른 모습은 매 장면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또한 김혜옥의 명품 연기는 후반부 등장하는 최종 보스의 품격마저 끌어올렸다. 마지막까지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가는 것은 물론 대체불가한 존재감으로 강렬한 인상까지 남기며 안방극장을 단번에 매료시켰다.
한편, 김혜옥이 출연하는 MBC `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17일 오후 9시 20분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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