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이른바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이른바 `유승준 방지법`을 발의한 것과 관련 유승준(44) 씨가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유씨는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40분 가량의 영상을 통해 "정치인들이 정치를 똑바로 했으면 국민들이 이렇게 흔들리지 않을 거 아니냐"라며 "일개 연예인이 한국땅을 밟는다고 영향을 받는다면 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정치 자체를 잘 못 하는 거 아니냐"라고 분노했다.
개정안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했던 남성`의 국적 회복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재외동포 체류자격(F-4) 사증발급 제한 연령을 현행 40세에서 45세로 확대하고, 국가·지방직 공무원 임용도 45세까지 제한하도록 했다.
유씨는 "내가 정치범이냐. 공공의 적이냐. 살인, 아동 성범죄자냐. 뭐가 무서워서 한 나라가 유승준이라는 한 연예인 하나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 그렇게 할 일이 없냐"라고 일갈했다.
이어 "내 입국이 청년들에게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 솔직히 바른말로 추미애 장관의 아들 황제휴가나 조국 전 장관의 말도 안 되는 사태들 때문에 나랏일 하는 정치인들의 비리들과 두 얼굴을 보면서 (청년들이) 더욱 분노하고 허탈해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유씨는 "한물 간 연예인이 한국땅을 밟는 것으로 (청년들이) 영향을 받는 시스템이라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정치 자체를 잘못 하는거 아닌가"라며 화살을 군 당국과 정치권으로 돌렸다.
그는 "고질적인 문제는 눈 가리고 아웅 하면서 힘없고 빽없는 일개 연예인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걸로 평생 울궈먹고, 사람을 모함하고, 병역기피자로 낙인찍고, 마치 자신들은 정의를 수호하는 것처럼 코스프레 하고. 국민들이 호구인줄 아느냐"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유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말한 그는 지난 2018년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남북정상회담과 평창 올림픽 당시 북한의 고위급 관료들을 초청한 사례를 언급, "우리나라 군대의 사기는 그런 것을 보고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치인들을 향해선 "당신들은 얼마나 국민들과의 약속을 잘 지키고 사느냐"라며 "먼저 대국민 사과하라"라고 일갈했다.
유씨는 병역 회피 논란과 관련해 "우리 가족은 1989년, 내가 13살 때 이민을 왔다. 나는 미국에 살던 사람이고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일이 끝나면 가족에게 돌아오는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국 시민권 따는게 무슨 불법이 있느냐. 무슨 편법이 있느냐. 합법적인 절차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그런가하면 유씨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이미 19년 전에 강제로 은퇴 당했다"면서 "내가 잘못한 게 뭐냐. 약속 안 지킨거 아니냐. 나는 국민과 약속한 것이 아니라 나를 지지해주고 사랑해준 내 팬들과 약속했다. 그럼 팬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왜 나라가 나서나"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허탈감이 내 이슈를 접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사람 막겠다고 법 발의에 힘쓰지 말고 추미애 장관 아들 황제 휴가건, 조국 사태에 대해서 더욱 마음에 와닿는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라"라고 요구했다.
한편, 유씨는 과거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2002년 한국 입국을 제한당했다. 이에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하게 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비자발급을 거부당하자 2015년 행정소송을 냈다.
당시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2019년 11월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고, 유씨는 파기환송심을 거쳐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다만 지난 7월 LA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하자 유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여권·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사진=유승준 유튜브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