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그린 모빌리티 사업이 삐걱대고 있다는 소식 살펴봤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시 취재를 담당하는 신인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신 기자, 갑자기 마을버스 얘기를 왜 하느냐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버스를 친환경차로 바꾸는 것, 그린 모빌리티라고 하는데 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이라며 올해 발표한 그린 뉴딜의 대표 과제 중에 하나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세먼지 저감 뿐 아니라 미래차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취지인데요, 국내에는 관련해 현대차 뿐 아니라 에디슨모터스, 우진산전과 같은 중소기업들도 전기버스 완성차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 그린뉴딜의 핵심 사업중 하나인 셈이군요. 그런데 리포트를 보면 서울시가 올해 100대를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해놓고 정작 10대밖에 바꾸지 않았다는 건데, 어쩌다 이렇게 된겁니까?
<기자>
처음에는 마을버스를 전기버스로 바꾸겠다는 회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전기버스로 바꾸려다보니 회사마다 충전기를 들이기가 어려운 사정이라는 걸 서울시가 미처 고려하지 못하고 계획을 발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내 마을버스 회사가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 일곱 대의 버스가 필요한데, 현장을 가보면 이 최소 기준인 일곱 대를 세울 수 있는 만큼 차고지가 넓은 회사를 찾기가 어려운 사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별도의 공간이 필요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게 되면 차를 세울 곳이 물리적으로 부족해지게 되죠.
그나마 그 차고지 땅도 빌려서 운영하는 곳이 많다보니 땅 주인 눈치가 보여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려워하는 곳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서울시가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올해까지 100대를 하겠다고 야심차게 발표한 계획이 실제로는 10분의 1로 쪼그라들게 된 겁니다.
<앵커>
현장에서 보면 가능한 여건이 아니었다는 건데, 사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면 현장에서 충분히 잡음이 나올 수 있겠죠.
그런데 올해가 다 가도록 서울시가 이 문제를 바로잡으려고 노력을 안 했습니까?
<기자>
버스회사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가 적극적으로 일선 구청과 협력해 마을버스를 위한 공영 충전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든지와 같이 단순한 보조금 지급 계획 외의 세부 지원책이 필요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기버스 교체 접수 기간 동안 이런 문제를 알고도 별도의 대책을 시가 내놓은 것은 없었다고 합니다.
취재 이후에야 서울시는 "소관 자치구들과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전기차 충전시설 소관부서와 적극 협의하고, 자치구와 시설관리공단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보냈습니다.
<앵커>
정말 정부 핵심사업이면 적극적으로 사업추진을 독려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왜 그렇지 못한건지 아쉬움이 남네요.
그런데 서울시가 목표치에 충족을 시키려고 노력을 하는게 아니라 아예 목표치 자체를 줄이고 있다고요?
<기자>
100대라는 숫자는 지난 4월 22일 서울시 자료에 명시된 수치입니다.
정부가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대통령이 한국판 그린 뉴딜을 언급했던 게 이 때였죠.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서울시내에는 전기버스를 포함한 친환경 시내버스가 3,000대, 마을버스는 470대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하반기로 넘어가면 서른 일곱 대로 줄어듭니다.
<앵커>
왜 줄어든 겁니까?
<기자>
서울시는 100대라고 발표한 이후 실제 마을버스 회사들로부터 수요조사를 해보니 예상보다 적은 서른 일곱 대에 그쳤다는 설명을 내놓습니다.
이건 지난 4월 그린 뉴딜 이야기가 나올 초기 발표 당시 사실은 정확한 근거 없이 숫자만 내놓았다는 뜻입니다.
또 같은 날 발표된 2025년 서울시내 친환경 시내버스 3천대, 마을버스 470대 교체 계획도 신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되고요.
그나마도 현실은 아까 말씀드린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기존 계획 대비 상당 부분 못 미치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산업계 부분, 전기버스 제조사라든지 관련 업종에서 기존에 정부와 지자체들이 발표한 계획에 근거해 사업 계획을 세우게 된다는 점이거든요.
관이 내놓는 숫자들이 이런 식으로 흔들리는 데 대한 경각심이 내부에서 더 커져야 할 것 같고요, 내놓은 숫자를 달성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부동산부 신인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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