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때문에 노후자금 손댔다"..지난해 7만3천명 퇴직연금 중도인출

지수희 기자

입력 2020-12-24 14:24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람이 7만3천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출자 절반 이상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하는 등 집 문제를 중도인출 사유로 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인원은 총 7만2천830명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인출금액으로 보면 2조7천758억원으로 7.6% 증가했다.

인원 기준으로 구성비를 보면 장기 요양(37.7%), 주택 구입(30.2%), 주거 임차(22.3%), 회생 절차(9.3%) 등 순이다.

장기 요양 필요에 따른 인출 비중이 개별적으로는 가장 크지만, 주택 구입과 주거 임차 등 집 문제를 합치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행 퇴직연금 관련 법령은 주택 구입이나 전세금·보증금, 요양, 파산선고·개인회생, 대학등록금·혼례비·장례비 등으로 중도인출 사유를 제한하고 있다. 근로자가 노후를 보내는 안전판 중 하나이므로 특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인출을 허용하는 것이다.

연령별로 인원 구성비를 보면 30대가 38.8%, 40대 34.3%, 50대 19.4%, 20대 5.5% 등 순이다.

20대는 주거 임차, 30대는 주택 구입, 4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인출이 가장 많다. 20대는 전세금이나 보증금 때문에, 30대는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한 자금을 모으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과정에서 퇴직금을 중도인출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219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6.3% 늘어난 금액이다.

확정급여형이 62.6%로 가장 많고 확정기여형(25.4%), 개인형 퇴직연금(11.6%), IRP특례(0.4%) 등 순이다. 적립금액의 86.7%가 원리금보장형이고 10.3%가 실적배당형이다.

전체 도입 사업장은 39만7천 곳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도입 대상 사업장 140만3천 곳 중 27.5%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했다.

산업별 도입률은 금융보험업이 59.2%로 가장 높다. 보건사회복지업이 57.8%, 제조업 37.3%, 도소매업 19.8%, 건설업 19.7%, 숙박음식업이 6.5%로 뒤를 따른다.

전체 가입 근로자는 637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4.4% 늘었다. 가입 대상 근로자 1천150만9천명의 가입률은 51.5%다.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 인원은 207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21.4% 늘었다. 적립금액은 25조4천억원으로 32.4% 급증했다.

전체 가입 인원 중 자영업자는 20.2%, 퇴직금 적용자는 14.5%, 직역연금 적용자는 7.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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