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한 방송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기술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복제`해 `거짓 성탄절 메시지`를 방송했다.
영국 채널4는 현지시간 25일 진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성탄절 메시지가 BBC방송 등에서 방영된 직후 자신들이 시각효과(VFX)업체에 의뢰해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짜 여왕의 성탄절 메시지를 방송에 내보냈다.
채널4는 1993년부터 `대안 성탄절 메시지`를 방송해왔다.
약 4분가량의 영상에서 가짜 여왕은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해가 되고 있다"라면서 올해 초 해리 왕자 부부가 독립해 왕실의 일원으로서 공무를 수행하지 않기로 한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가짜 여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료진을 치하한 뒤 "올해 우리가 마주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기술이 도움을 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영상 중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 영상을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틱톡에서 유행하는 춤을 추기도 했다.
춤을 추고 난 후 가짜 여왕은 "오늘날 세상의 너무나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 스크린을 통해 전달된다"라면서 "이는 우리가 항상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지에 관해 다시금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곧 화면이 흔들리면서 가짜 여왕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데브라 스티븐슨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채널4는 성명에서 "딥페이크 기술은 진실과 허위정보 간 전쟁에 새로이 등장한 무서운 전선"이라면서 "(가짜 여왕의 성탄절 메시지는) 더는 눈으로 본 것조차 믿을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채널4가 딥페이크 기술의 위험성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미디어연구조직 위트니스의 샘 그리고리는 가디언에 "여성을 공격하는 일을 빼곤 딥페이크 기술은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않는다"라면서 "사람들이 보이는 것조차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정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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