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배 폭등한 박셀바이오…적정주가 없다?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0-12-30 17:49   수정 2020-12-30 17:49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어느덧 올해 증시가 막을 내렸습니다.
    오늘은 한 해를 결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박 기자, 올 한해 증시 키워드를 세 가지로 뽑아보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무래도 올 한해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우리 개인투자자들의 저력을 보여주는 `동학개미`라는 별칭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그렇죠.
    동학개미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올 한 해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또 두 가지를 더 뽑아주시죠.
    <기자>
    IPO, 아닐까요?
    올 한해 IPO에 대한 관심이 정말 뜨거웠잖아요.
    공모주 배정도 아파트처럼 추첨제로 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공모주에 투자하면 돈 번다"라는 인식이 형성됐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죠.
    정말 여느 때보다 IPO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키워드는요?
    <기자>
    아무래도 바이오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바이오 뜨거웠죠.
    동학개미, IPO, 바이오라고 정리해 주셨는데요.
    박 기자, 연말 결산이라 그런지 오늘은 왜 이렇게 질문이 부드럽나, 긴장의 끈을 놓고 계셨죠?
    여기서 질문드리겠습니다.
    이 세 가지 키워드에 딱 맞는 종목 있습니까?
    <기자>
    예, 오늘은 편안한 분위기인가 싶었는데, 쉽지 않네요.
    동학개미, IPO, 바이오라는 키워드에 딱 맞는 기업이라면, 박셀바이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앵커>
    박셀바이오, 최근에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어떤 회사죠?
    <기자>
    면역항암제 개발업체입니다.
    2010년 설립됐고요.
    지난 9월 2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최근에는 간암 치료제 기대감에 상승 추세입니다.
    <앵커>
    9월 22일에 상장을 했으면 이제 갓 세 달 차 새내기주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주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세 달 차 신인인데, 주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연말 결산인 만큼 올 한 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의 주가 등락률을 정리해봤습니다.
    보시다시피 박셀바이오가 1위를 차지했죠?
    공모가 3만원이었던 박셀바이오는 어제까지 무려 758% 급등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놀랍습니다. 정말 무섭게 올랐네요.
    시가총액이 몇 위정도 되는 거죠?
    <기자>
    오늘 기준 42위입니다.
    <앵커>
    상장한지 세 달밖에 안되는 종목이 벌써 42위까지 올라선 거군요.
    박 기자, 그런데 어제오늘은 또 왜 이렇게 상승한 겁니까?
    어떤 이슈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무상증자 이슈입니다.
    박셀바이오는 지난 13일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무상증자란, 주주에게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나눠주는 것을 뜻하죠.
    주주 입장에선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더 많은 주식을 가질 수 있으니 좋을 거고요.
    29일, 어제죠. 어제까지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새 주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어제까지 매수를 해야 했다면, 오늘은요?
    <기자>
    오늘은 권리락일이었습니다.
    <앵커>
    권리락이라면, 배당락의 개념과 비슷하게 생각해도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은 매수를 해도 새 주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앵커>
    그럼 왜 오늘 주가가 이렇게 많이 오른 거죠?
    <기자>
    무상증자로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가가 낮아지니까 착시 효과가 생기는 거죠.
    권리락일인 오늘 박셀바이오의 주가는 기존 주가의 절반 수준인 15만3,100원으로 조정돼 장을 시작했습니다.
    어제만 해도 25만원이 넘던 주가가 15만원까지 내려오니 숫자상으로는 주가가 싸 보이게 되겠죠?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 거래량 증가도 기대할 수 있어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업 가치는 변함이 없는데 말이죠.
    <앵커>
    그렇군요.
    그럼 무상증자를 한다고 하면 투자자들은 굉장한 호재로 인식하겠네요.
    공시가 나오고, 또 무상증자가 실제로 일어난 뒤에도 주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으니까 무상증자한다는 기업만 따라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게 생각하시는 투자자분들도 계시던데,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박셀바이오는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태에서 무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한 거거든요.
    <앵커>
    영업손실을 기록했었나요?
    저는 주가가 놀랍게 올랐길래 실적이 잘 나와주고 있는줄 알았거든요.
    <기자>
    2018년에는 연간 영업손실 24억원, 당기순손실 64억원을 기록했고요.
    2019년에는 각각 40억원, 13억원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3분기에는 9억원의 영업손실과 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고요.
    <앵커>
    그럼 무상증자를 어떻게 하는 거죠?
    <기자>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아니라 주식 발행으로 남은 금액을 자본금 계정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한 겁니다.
    비슷한 사례가 있어 가져와봤습니다.
    2년 연속 매출이 0원인 파멥신이란 회사는 지난 6월 15일 1대 1 무상증자를 공시하자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자금을 뺐고 개인만 홀로 매수를 했거든요.
    이후 권리락일이었던 30일이 되기까지 주가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권리락 당일에도 주가가 빠졌습니다. 최근까지 고전하고 있고요.
    또 증권업계에선 무상증자 발표를 이용해 해당 기업 관계자가 시세차익을 본 뒤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하고요.
    특히 적자 기업이 무상증자를 한다고 할 때는 더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새 주식은 언제 상장되나요?
    <기자>
    내년 1월 22일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셀바이오,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 내지는 적정주가도 궁금합니다.
    <기자>
    주요 증권사 중 박셀바이오의 분석을 내놓은 곳은 하나금융투자 한 곳입니다.
    목표가는 제시하지 않았고요.
    하나금융투자는 박셀바이오에 대해 "풍부한 임상 경험에 세포치료제의 직접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보유한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기업으로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밝혔습니다.
    항암 세포치료제 ‘Vax-NK’로, 2024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요.
    하나금투는 반려동물 전용 항암 면역 치료제로 개발 중인 ‘박스루킨-15’의 경우 조기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앵커>
    긍정적인 시각이군요.
    박 기자, 올해 상장한 기업들 중 박셀바이오의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가장 높다고 하셨는데, 수급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궁금하거든요.
    <기자>
    개인입니다.
    개인은 상장 당일부터 어제까지 1,297억원가량을 순매수했고요.
    기관은 이 기간 1,000억원, 외국인은 27억원상당을 순매도했습니다.
    <앵커>
    오늘도 꼼꼼한 설명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기자와 저는 내년 1월 4일 이 시간에 돌아오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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