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사회적 경제, 위기를 기회로 '마노스'와 청년예술가

입력 2020-12-30 15:57   수정 2021-01-05 13:41


사회적 경제는 보편적으로 생소하면서도 창업을 준비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단어이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모든 활동을 일컬으며 사업체로서 경제적 이로움과 함께 공동 이익,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직을 사회적 경제 조직, 쉽게 말해 `착한 기업`이라 칭한다.

정부로부터 사회적 경제조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절차와 심사를 거치게 되는데, 사회적 경제조직으로는 사회적기업, 그리고 사회적 협동조합 등의 법인 조직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일반 민간조직에 비해 정부로부터 비교적 많은 혜택과 지원을 받게 되며 사회적 가치 창출과 사업 운영에 대한 정기적 감사와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가지게 된다.

올해는 사회적 경제 시장 또한 큰 타격을 받은 해였다. 고용유지 지원금 등 사회적 경제 지원정책이 시행됐지만, 사회적 경제 조직 대다수가 기반이 약한 신생 기업이거나 서비스 업종이 많은 까닭에 사회적 경제 조직의 인원 감축과 휴업, 폐업이 크게 증가했다. 수년간 사회적 경제 조직을 양성해왔던 정책의 결과물들이 사라지는 가슴 아픈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교적 잘 이겨내고 있는 사회적 경제 조직도 있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 인가, 지난해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받은 마노스예술교육사회적협동조합(MANOS ARTS EDUCATION SOCIAL COOPERATIVE, 이하 마노스)이라는 단체이다.

해당 기업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공연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예술단체로 20대, 30대 청년예술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자 단체 조합원들과 예술가들의 온라인 플랫폼 운용 역량과 멀티미디어 제작 역량을 끌어올려 `비대면 콘텐츠 제작 및 용역서비스`를 개발했다.

각종 행사의 영상 송출서비스, 영상 콘텐츠의 기획, 촬영 및 제작을 제공하며 최근 VR 스트리밍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교육 서비스 또한 비대면으로 전환하며 기관 관리자와 취약계층에게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법과 영상 콘텐츠 제작 기술을 알려주며 이들이 비대면 서비스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각종 단체의 크고 작은 행사들의 비대면 전환이 시급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이런 사업의 전환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조합의 수익 사업 부분 매출은 작년 대비 30배로 뛰었으며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통일부 하나원 등의 중앙정부기관의 비대면 서비스 용역을 수행했다. 각종 지역 행사의 유튜브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 제작, 교육으로 이어지며 타 문화예술 관련 업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기회를 만들어 나아갔다.

위기에서 기회를 잡은 마노스는 사회적 경제 조직으로서 수익 사업을 확장시키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잃지 않고 있다. 정신보건시설과 협력해 정신장애인에게 송출, 촬영, 편집의 기술을 교육하며 인턴 과정, 일자리 체험을 통해 취약계층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공연 시장이 얼어붙자 수익이 없어진 예술가들에게는 뉴미디어 기술, 장치를 활용하여 일거리를 제공하고 더불어 각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절망적인 시장 상황에서 비대면 서비스, 멀티미디어를 통한 4차 산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마노스를 이끌고 있는 마준호 사무국장도 청년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탄생한 신생 기업으로써 기존 행사 기획업체나 대형 영상 프로덕션의 경험과 노련미를 갖추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마노스의 팀들은 젊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습득이 빠르고, 젊은 감각을 가진 것이 마노스의 장점이며 위기에 절망하지 않고 기회를 발견해 마노스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더믹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고 암울한 사회적 경제 시장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지키며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마노스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이종현 소셜엔터프라이즈네트워크(SEN) 상임이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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