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 나와있습니다.
문 기자, 먼저 실손보험도 그렇고 자동차보험도 그렇고 손해율이 높아서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건데.
왜 이렇게 손해율이 높은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먼저 `도덕적 해이` 문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일부 보험가입자가 과도하게 병원비를 청구하고, 일부 병원들이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비싼 진료를 추천하는 문제인데요.
지난해(2019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병원이용을 꺼리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실손보험 발생손해액은 7조4,745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0.7%나 늘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보험가입자의 과잉진료가 실손보험 손해액을 늘린 것이라고 보험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도 비슷한데요.
일부 보험가입자가 정형외과보다 치료비가 비싼 한방병원을 이용하는 등 치료비를 많이 청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실제 한방 진료비는 매년 20~30% 가량 늘며, 총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5년 23%에서 2019년 43.2%로 확대됐습니다.
경미사고 환자 치료비도 최근 2~3년간 10%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험회사들은 저금리 영향으로 주 수입원인 자산운용 수익이 줄고, 대형 IT기업들의 보험시장 진출로 경쟁까지 심해지니까 경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는 것이죠.
<앵커>
특정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선량한 대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셈이군요.
보험료를 보험회사들이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건 왜 그런가요??
<기자>
금융당국이 법이나 제도로 보험료 책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보험료를 정하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을 압박해 정식 절차 외 방법, 이른바 `그림자 규제`로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겁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고, 실손보험은 국민 5명 중 3명이 가입할 정도로 가입자가 많기 때문에 공공성을 띤다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소비자들 입장에선 보험료가 적게 오르니 좋은 것 아닌가요?
<기자>
반드시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 정책처럼 시장 가격만 통제하면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받게 될 수 있거든요.
일단, 손해율이 올라서 실적이 안 좋아지면 보함사들은 관련 상품을 팔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 실손보험의 경우 2011년 이후 11개 보험사가 판매를 중단했고요.
가입이 가능한 나이 상한선도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교통사고 이력이 있거나 특정 차량 보유 등을 이유로 갱신이나 신규가입을 거절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실제 손해보험사들은 영업용 자동차 손해율이 높아지자 최근 굴삭기 등 건설기계 자동차 보험을 까다롭게 가려서 받고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든 셈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유럽과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아무래도 법과 제도 등에 차이가 있다 보니 직접적인 비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험료 책정 방식을 살펴보면 눈여겨볼만한 점이 분명 있는데요.
이 부분은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앵커>
한국도 보험금를 많이 타면 보험료가 오르고, 적게 타면 할인되는 이른바 `4세대 실손보험`을 올해 7월부터 도입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기존 상품보다 10% 정도 저렴하지만, 비급여 의료 이용이 많으면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할증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과도한 의료 이용을 차단해 실손보험료가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7월부터 나오는 새로운 실손보험부터 적용이 됩니다.
하지만 결국 기존 가입자들이 실손보험을 갈아타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보장 내용과 자기부담금 등에서 이전 실손보험 상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어서, 갈아타는 비율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결국 가격 통제보다는 보험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해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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