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깊이를 더하는 이슈플러스 시간입니다.
애플의 제안으로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전기차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죠.
이 사안을 단독 취재한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현대차 내부에서는 검토가 막바지 단계라고요?
<기자>
네. 이 소식과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애플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에 협업을 제안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내부에서는 이미 검토가 마무리 단계로, 정의선 회장의 재가만이 남은 상황으로 알려지는데요.
현대차 측은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보도가 나가고 일단 현대차에서는 검토 초기 단계다,
1개월 이내에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애플이 제안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도 협업을 한다고요?
<기자>
애플카와 현대차그룹의 논의 내용을 제가 확인해 본 결과로는,
생산은 물론 배터리까지 공동 개발할 것으로 알려집니다.
사실 오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이 부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배터리를 외부에서 공급 받았지만,
지난해 말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체적으로 배터리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죠.
공교롭게 시점이 맞물리면서 양사가 개발한 배터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애플카에는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이 탑재되는데,
이 배터리는 비용은 낮추고 주행 거리는 늘리는 쪽으로 설계가 될 전망입니다.
배터리 개발은 현대차 혹은 기아차의 현지 공장에서 진행되며,
출시는 2027년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앞서 로이터는 2024년 출시를 예상했는데 이보다는 다소 늦어지는 셈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두 회사가 합작을 통해서 기대하는 효과들은 무엇이 있을지 배성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애플과 현대차의 `합작`…기대 효과는?
<인터뷰> 팀 쿡 애플 CEO (2017년 블룸버그 인터뷰, 영상 출처: 유튜브 Bloomberg 채널)
"애플은 자율주행 시스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당연히 자율주행의 목적 중 하나는 자율주행 자동차죠."
<인터뷰> 제프 윌리엄스 애플 COO (2015년 레코드(Recode) 인터뷰, 영상 출처: 유튜브 Recode 채널)
"자동차는 궁극적인 모바일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다양한 시장들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시장들을 꾸준히 들여다보면서 어떤 것이 커다란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력을 제안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추측만 무성했던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이른바 `애플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협력 기반이 될 장소로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공장,
구체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앨라배마 공장 또는 기아자동차의 조지아 공장이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양사의 협력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수직 상승하게 됩니다.
애플카 출시 보도에 테슬라 주가가 크게 떨어질 만큼, 애플카는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사의 협력에서 배터리 등 구동 장치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은 그 의미가 상당히 큽니다.
애플카의 핵심이 바로 혁신적인 배터리이어서입니다.
로이터는 최근 애플이 모노셀 구조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검토 중일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일각에서는 충전 시간이 짧고 주행 거리는 길어 `궁극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지난달 현대차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상용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게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 애플이 자율주행을 위한 부품들을 외부에서 수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던 만큼,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력과 부품 생산력도 주목 할만합니다.
먼저 2019년 현대차그룹이 무려 2조 원(20억 달러) 가량을 투자해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모셔널은 세계적인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앱티브와 합작해, 차량용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현대차그룹 속 부품 공급을 맡고 있는 현대모비스도 이번 협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앵커>
배터리부터 전장부품까지 산업 전반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보도에서 보신 것처럼 로이터는 애플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검토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LFP 배터리는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이 주력으로 삼는 배터리입니다.
그만큼 국내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은 낮게 점처졌는데,
이제는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현대차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상용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만큼,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또 애플카에 들어갈 부품도 외부에서 수급한다는 관측이 많은데,
현대차그룹이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이나 모비스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앵커>
양사의 공동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늘 관련주도 급등했습니다.
정희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애플 탄 현대차 그룹株, 합작 소식에 주가 고공행진
현대차와 애플의 애플카 공동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차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8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9.42%, 4만원 오른 24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019년 이후 이익 회복의 핵심이던 RV차량과 제네시스의 향후 실적 기여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와 같은 미래자동차 부문의 성장이 필수적이었던 상황.
실제 E-GMP 기반 전기차 생산 기대감에 올해 들어 이날을 제외하더라도 현대차 주가는 7% 넘게 오른바 있습니다.
증시전문가들은 애플카 출시가 가시화 될 경우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더불어,
현대모비스 등 공급사슬에 있는 그룹주까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18%대 상승 마감했고 현대위아, 기아차 등도 급등세를 연출했습니다.
<인터뷰> 유지웅 /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애플은 물량을 크게 가져가려고 할테고 그렇게 되면 코스트에 있어서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고 현대차는 강판조달부터 서플라이체인이 강하니까 어드밴티지를 줄테고 물량 확보에 있어서 다른업체보다 먼저 코스트다운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부분이 큽니다."
전기차와 함께 배터리까지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할 것으로 전해지며,
현대차 그룹주뿐 아니라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도 강세흐름을 보였습니다.
시장에서는 양사가 함께 배터리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생산은 위탁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기존 현대차와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주민우 / 메리츠증권 연구원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 때도 본인들이 직접 아이폰을 만들지 않거든요. 자체개발이 진짜 그들이 배터리 회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 것 같아요. 기존의 현대차 배터리 협력사들을 그 쪽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것...“
반면, 지난해 말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협력소식이 전해지며 급등했던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 달성을 발표하고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증시전문가들은 마그나와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애플카에 부품을 공급할 것이란 기대감이 희석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다만, LG전자는 전장사업 이외에 다양한 사업 분야를 영위하고 있는 만큼
마그나와 설립한 조인트벤처가 기업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점에서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이 중장기적인 주가 하락의 원인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
<앵커>
양사가 공동 개발에 나서게 된다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겠죠,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테슬라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애플과 현대차그룹의 협력이 최종적으로 성사가 된다면,
현대차그룹은 단숨에 전기차 시장의 선두 반열에 오를 전망입니다.
애플은 오래 전부터 자동차 개발을 구상해 왔습니다.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불리는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DMV)으로부터,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공용도로 주행을 허가받기도 했죠.
기술자들을 해고하면서 포기설도 나왔지만 테슬라에서 근무했던 더그 필드가 합류하면서 다시 탄력이 붙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과거 애플에 테슬라 인수를 제안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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