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에서 LP(바이닐) 수요가 급증하면서 30년 만에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빌보드와 MRC 데이터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2020년 미국 음악시장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LP는 총 2천754만 장이 판매됐다.
전년과 비교해 46.2% 오른 수치로 MRC 데이터가 집계를 시작한 1991년 이후 최대 성장 폭이다. 15년 연속 오름세도 계속해서 이어갔다.
특히 크리스마스 주간인 지난달 18∼24일에는 무려 184만1천 장이 팔려나가면서 집계 이래 LP가 가장 많이 판매된 일주일로 기록됐다.
LP는 CD(4천12만 장)와 디지털 앨범(3천439만 장)을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음반 형태이기도 했다.
지난해 판매된 피지컬 앨범 가운데에선 LP가 40.5%를 차지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LP 가운데 지난해 최고 판매량을 세운 앨범은 팝 가수 해리 스타일스의 `파인 라인`(Fine Line)이었다.
그래미 본상 4관왕인 빌리 아일리시가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로 그 뒤를 이었고 또 다른 앨범인 `돈트 스마일 앳 미`도 8위에 올랐다.
퀸(3위), 비틀스(4위), 밥 말리&더 웨일러스(6위), 마이클 잭슨(9위) 등 전설적 스타들의 재발매 음반도 10위 안에 들며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LP와 함께 `레트로` 음반의 상징으로 꼽히는 카세트테이프 역시 기록에 남을 만한 한 해를 보냈다.
영국 오피셜차트는 5일 영국음반산업(BPI)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영국에서 15만6천542개의 카세트테이프가 판매됐다고 보도했다.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이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배에 달하는 94.7% 증가했다.
오피셜차트는 "카세트테이프 판매량은 전체 음반 시장에서 0.2%를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이런 증가세는 카세트테이프의 부활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BPI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카세트테이프는 레이디 가가의 `크로마티카`였다.
국내 걸그룹인 블랙핑크는 정규 1집 `디 앨범`으로 5위를 차지했다. 셀레나 고메즈(6위), 두아 리파(7위) 등 영미권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팝스타들보다도 높은 순위다.
LP와 카세트테이프는 2000년대 들어 디지털 음원이 주요 음악 소비 수단으로 바뀌면서 쇠락의 길로 들어섰지만, 최근 복고 열풍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과거 발표된 명반을 LP로 다시 발매하는 것은 물론 새 음반을 LP로 출시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는 예전에 발매된 카세트테이프가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앞서 예스24도 자사를 통해 판매된 LP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집계기간 1월 1일∼12월 2일) LP 판매량이 전년 대비 73.1%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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