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실적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치는 한달 새 소폭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64곳의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삼성전자·LG전자는 잠정 실적 반영)는 지난 8일 현재 32조7천9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4분기 영업이익(21조4천770억원) 대비 52.3%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한달 전 전망한 추정치(33조5천850억원)에 비해서는 2.6% 감소했다.
이는 가장 먼저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9조원이었다고 밝혔다. 한달 전 증권사들의 예상치(10조1천311억원)를 밑도는 결과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우리금융지주(4천706억원→4천120억원), LG(5천483억원→5천190억원), 엔씨소프트(1천891억원→1천772억원) 등에 대해서는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전망치가 소폭 감소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을 보면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이익이 8천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SDI의 전망치는 3천227억원으로 전년보다 1천503.7% 증가한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와 삼성SDI는 한달 전 전망에 비해서도 각각 1.5%, 1.6% 증가했다.
LG화학(4천220.6%), 네이버(245.4%), 셀트리온(114.0%), 카카오(80.5%), 현대차(49.7%), 기아차(68.4%), 현대모비스(8.6%) 등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LG전자는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35.6% 증가한 6천470억원으로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분기 영업이익이 684억원으로 전년보다 36.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업이익의 증가 폭이 큰 기업으로는 LG상사(2천155.0%), 금호석유(1천119.9%), 일진머티리얼즈(822.6%), 대한유화(511.8%), LS(441.6%), LG하우시스(409.2%), 에쓰오일(359.2%) 등이 있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호텔 및 레저, 여행, 항공 업종 등에 대한 4분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웠다.
하나투어·제주항공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확대, CJ CGV·강원랜드·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됐다. 호텔신라(-92.3%), 신세계(-47.4%), 아모레퍼시픽(-31.8%) 등은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됐다.
다만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이 1천20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추정치가 소폭 감소했으나 증시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코스피는 3,152.18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연간으로 집계하는 과정에서 빅배스(Big Bath,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손실 처리하는 것)라든지 유보 계정으로 미뤄놨던 부분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다"며 "2020년은 코로나19로 일회성 쇼크가 묻어나는 기간으로서 (시장 참여자들이)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포커스가 올해·내년의 극적인 실적 성장으로 옮겨갔다"며 "(증시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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