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의 이모저모를 소개해드리는 여의도 레이더 시간입니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특히 증시 호황에 따른 개인 고객 급증으로 증권사들도 그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 내부에선 불안감도 상존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배경에 대해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증시가 랠리를 거듭하고 있는데 어떤 불안들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나요?
<기자>
증시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입니다.
최근 코스피는 개인투자자들의 힘으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속도로 오르고 있는데요.
변동성도 굉장히 큽니다.
오늘만 보더라도 코스피는 장중 100포인트 넘게 오르다가 50포인트 넘게 밀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가파른 증시 상승 속도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건데요.
특히 이들은 시장이 극단적인 낙관론에 빠져있다고 진단합니다.
실제로 코스피는 개인들이 앞다퉈 `사자`에 나서면서 매물 공백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도 우려하는 부분이라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현재 20조원을 넘어섰고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입니다.
증시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경우 이러한 `빚투`가 잠재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빚을 내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증거금을 내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 가능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도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코스피의 PER은 15배 수준으로 5년 평균(10.1배)을 크게 상회합니다.
증시의 과열 상태를 가리키는 `버핏지수(코스피 시가총액/명목 GDP)`는 100%를 웃돌며 시장이 과열구간에 진입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직접투자 열풍에 따른 펀드 환매도 증권사 입장에서 썩 달갑지는 않습니다.
최근 운용사들이 펀드 환매에 시달리면서 운용사를 대상으로 하는 증권사의 홀세일 영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운용사들로 구성된 투신이 연초에만 1조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만 봐도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앵커>
IB 업계에도 언제 시장상황이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는 우호적인 증시 환경 덕분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과 기업공개 등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만 보더라도 SK텔레콤과 GS는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1조원 넘는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유상증자 부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유상증자 인수금액(4조원)은 지난 2018년 1월(5조원)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기존산업을 구조조정하거나 신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입니다.
하지만 IB업계엔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투자심리가 바뀌면 발행시장도 곧바로 충격을 받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증시가 2천선 밑으로 떨어졌던 지난 4월은 공모시장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그 결과 단 한 곳도 증시에 상장하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피스와 호텔, 콘도 등 해외 대체투자 만기가 내년부터 도래합니다.
만기를 맞이하는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내년부터 40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철저한 사후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불안감이 감돌고는 있지만, 곧 발표될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죠?
<기자>
네, 증시 활황으로 4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증권(66%)과 키움증권(60%) 등도 호실적이 예상됩니다.
이는 브로커리지와 IB 등이 약진한 결과입니다.
특히 4분기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27.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83%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해외주식도 약정금액이 4분기 약 70조원에 달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09% 늘었습니다.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를 합한 개인 신용공여 평잔도 4분기 36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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