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뜨거운 지지로 `10만 전자` 입성을 앞둔 삼성전자가 오는 28일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3년 이상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주주친화정책에 대해 고심중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역대급`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8일 4분기 실적 발표 및 기업설명회(IR)와 함께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10월에 2018년∼2020년까지 3년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배당을 약속한 금액이 주당 354원, 연간 9조6천억원, 3년 합계 28조8천억원이다.
FCF는 기업이 번 돈 가운데 세금과 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빼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삼성은 이렇게 배당을 하고도 이익이 많아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했다.
증권업계는 일제히 이 잉여현금을 자사주 매입보다는 특별배당 형태로 환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부회장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데다 주가 급등으로 과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특별배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지난 3년간 삼성의 당기순이익과 시설투자비, 감가상각비 등을 고려했을 때 이 잔여 재원이 약 7조∼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우선주에 대한 배당금이 일반주보다 높은 것을 감안할 때 이 금액을 전체 삼성전자의 주식수로 나누면 일반주 기준 주당 약 1천원 안팎의 특별배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 기본배당(주당 354원)과 특별배당을 합하면 주주들은 이번에 주당 총 1천300∼1천400원 안팎의 배당을 챙기는 셈이다.
최대 관심은 올해부터 바뀌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갖는 위상과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획기적인` 배당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여기서 관건은 `잉여현금흐름(FCF)의 50%`인 기존 주주환원 규모를 상향할 것인지 여부다.
업계는 올해부터 2∼3년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서 삼성전자의 한 해 영업이익이 5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은 기존 3개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FCF의 50%`라는 기준을 굳이 올리지 않더라도 향후 3년간 배당금액은 종전 금액(연 9조6천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배당 규모를 잉여현금의 55%나 60%로 상향한다면 배당금액은 훨씬 더 많아지게 된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애널리스트는 "지난 3년간 삼성전자의 연간 배당은 9조6천억원이었는데 앞으로 수년 동안은 연간 20조원의 배당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배당 여력 확대 때문"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삼성전자는 배당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일단 종전 3개년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은 예상되지만, 배당 기준을 높이는 방안은 자칫 인수합병(M&A)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에 주주환원정책을 바꾸면서 잉여흐름의 50%를 계산할 때 M&A 비용은 넣지 않기로 했다. 아무리 비싼 금액에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배당금액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판결에서 사법리스크를 덜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를 겪으면서 삼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고,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를 고려해서도 파격적인 배당정책을 내놓을 수 있지만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주가를 고려하면 배당만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고 경쟁사들이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치고 나가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도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여러모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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