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작업 중 사고로 오른팔이 절단된 남성이 국내에서 `팔 이식` 수술을 마쳤다. 손과 팔 이식이 법적으로 허용된 이후 첫 수술이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수부이식팀 성형외과 홍종원 교수와 정형외과 최윤락 교수, 이식외과 주동진 교수는 62세 남성 최모 씨에 뇌사 기증자의 팔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최씨는 2년 전 사고로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절단된 후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에서 의수 등 추가 치료를 받던 중 팔 이식을 원했다. 1년여 동안 내부 평가를 거쳐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이후 이달 초 심정지로 뇌 손상이 발생해 세브란스병원에 장기 및 조직을 기증한 뇌사자의 팔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은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협업 아래 지난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약 17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팔 이식은 뼈와 근육, 힘줄, 동맥, 정맥, 신경, 피부를 접합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에서 최씨의 남아있는 팔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이식 후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반대편 팔과의 길이를 맞춰 고정했다.
또 혈관 일부를 연결할 때는 혈류가 잘 통하는지를 거듭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서야 수술이 끝났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최씨는 현재 면역거부반응이나 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
최씨는 곧 이식한 팔의 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재활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팔 이식의 최종 목표는 손이 가지고 있는 운동 기능과 감각 기능을 최대한 살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문손잡이를 돌리는 등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수술이 2018년 8월 손과 팔 이식이 합법화된 후 처음으로 시행돼 성공한 사례라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2017년 대구 W병원에서 팔 이식 수술에 국내 처음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으나 당시에는 법이 미비한 상태였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팔 이식 수술을 진행하는 데 있어 대구W병원의 조언을 받기도 했다.
한편 손이나 팔을 이식받으려면 절단 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하고 환자가 등록된 병원에서 심장과 간, 신장, 폐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뇌사자에게서만 손·팔을 기증받을 수 있다. 단 혈액형이나 교차반응 등 이식에 필요한 면역검사 외에 팔의 크기나 피부색, 연부조직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대상자를 구하기 힘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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