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위탁생산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텔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팻 겔싱어는 21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인텔이 7나노미터(nm) 공정이 안고 있던 문제점을 회복했다"며 "2023년 출시할 7나노 프로세서 제품 중 대부분을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밥 스완 현 CEO도 "7나노 기술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지난해 7월 공개했던 7나노 공정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는 인텔이 지난해 7나노 이하 첨단공정 기술 문제로 제품 생산이 지연되고 있음을 공개한 뒤 쏟아지고 있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핵심 부품에 대해선 자체 생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이날 겔싱어는 "우리 포트폴리오(제품군)의 범위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외주 생산을 늘릴 것임을 공개했다.
자체 생산을 하면서도 일부 외부 파운드리 기업의 도움을 받는 식으로 생산을 `이원화` 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인텔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앞으로 파운드리를 맡길 제품과 회사 이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다만 인텔의 기조로 볼 때 중앙처리장치(CPU) 등 핵심부품은 대부분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그외 CPU에 붙는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비핵심 부품 등은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선 인텔이 차세대 GPU 생산을 대만 TSMC에 맡겼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텔의 GPU를 올해 하반기부터 TSMC 4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텔의 사우스브리지로 불리는 PC 메인보드 칩셋 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브리지는 PC의 메인보드에서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입출력 장치를 제어하고 전원을 관리하는 반도체다.
이는 당초 삼성전자가 인텔의 CPU나 GPU 대량 생산을 예상했던 국내 시장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것이지만, 앞으로 추가 수주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대가 많다.
인텔이 외주화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 삼성전자가 인텔의 CPU나 GPU 등 핵심 부품의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겔싱어 인텔 차기 CEO는 다음달 15일 자신의 CEO 취임 이후 파운드리 이용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