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 포착하는 2세대 지문인식
S21 발열 논란 실제 측정한 결과는?
꼭 울트라 아니어도 되는 이유는
어쩌면 국내 유일 스마트폰 제조사가 될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21(S21)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일단 사전예약량이 전작 갤럭시S20(S20) 시리즈보다 10% 이상 상승했습니다. 자급제 비중이 30%로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이죠. 그러나 신제품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성능 문제도 제기되는 등 부정적인 이슈도 존재합니다.
시리즈 가운데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1 울트라에서 고사양 게임 또는 카메라 구동시 제품 온도가 50도 가까이 상승한다는 것인데요. 제품 출시 전이기 때문에 아직까진 일부 리뷰 및 테스트용 제품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제품에서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은 자주 있습니다. 출시 전에 해결한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겠죠. 같은 문제가 정식 제품에서도 나타난다면 소비자 반응은 빠르게 식을 가능성이 큽니다. 발열 문제와 더불어 S21 일반과 플러스 모델의 사용성, 카메라 차이를 구체적으로 알아봤습니다.
● 애매한 S21+도 쓸만하다…최강의 베젤리스
스펙상 노골적인 등급 나누기에 갤럭시S21 일반과 플러스 모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며칠간 써보니 울트라에 비해 빠지지 않거나 좋은 점도 몇가지 보였습니다. 정리해보면 (1) 화면 (2) 두께 및 그립감 (3) 기본 카메라 성능면에서 그렇습니다.
(1) 화면
QHD+를 지원하는 갤럭시S21 울트라와 다르게 일반과 플러스는 각각 6.2인치 FHD+, 6.7인치 FHD+입니다.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가 QHD+를 지원했다는 점에서 인치당 화소수를 말하는 ppi는 기존 500대(S20:563ppi, S20+:525ppi)에서 400대(S21:421ppi, S21+:394ppi)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유튜브에서 최대 재생해상도도 1080p까지밖에 되지 않습니다.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볼만한 영상들이 4k(2160p)까지 지원하는 상황에서 큰 제약은 맞습니다.
스펙상 한계가 있지만 일반과 플러스 모델의 화면 몰입감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베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화면 상단과 좌우 베젤은 울트라와 비슷하지만 하단은 오히려 베젤이 더 얇습니다. 여기에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울트라에 비해 플랫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화면 베젤이 꽤 두껍게 남아있던 때엔 옆으로 굴곡진 화면이 몰입도 면에서 강점이 있었습니다. 베젤이 얇아진 지금은 평평한 플랫형 디스플레이가 더 꽉 찬 화면을 보여줍니다. 갤럭시 시리즈가 계속 엣지 화면을 고집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에겐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죠.
(2) 두께 및 그립감
S21 울트라의 기본 옆면 두께는 8.9mm로 S20 울트라(8.8mm)나 노트20 울트라(8.3mm)보다 심하게 두꺼워진 건 아닙니다. 대신 `컨투어 컷`으로 명칭된 카메라 디자인이 옆면 프레임을 감싸는 형태이기 때문에 카메라 모듈이 있는 제품 오른쪽 상단의 두께는 1cm가 넘습니다. 차별화된 디자인이고 독특한 형태로 호평을 하는 소비자들도 많지만 옆면만 본다면 뚱뚱해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일반과 플러스 모델은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제품이 얇게 설계됐습니다. 제품 두께가 7.8~7.9mm에 카메라 부분은 9mm 수준입니다. 제품 크기는 0.1인치 차이지만 카메라가 프레임을 감싸는 면적이 작아서 컨투어 컷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스펙상 차이로 카메라가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제품을 손에 쥐었을 때 손가락이 카메라에 닿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따라서 제품 자체를 잡았을 때 그립감은 일반과 플러스가 낫습니다.
물론 6.2인치 일반 모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진동 모터를 사용하고 후면 플라스틱 소재 채택했기에 작은 스마트폰 수요가 있다는 걸 제외하면 열세인 요소가 많습니다. 반면에 플러스 모델은 울트라와 0.1인치 밖에 차이나지 않는 화면 크기에 진동모터부터 후면 재질까지 최상위 스펙으로 제작됐습니다. 실제 촬영을 해보니 압도적인 카메라 화력을 자랑하는 울트라와도 일반적인 촬영 환경에선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 개선된 초음파 지문…찰나의 순간 인식
갤럭시S21에는 퀄컴의 2세대 3D 소닉 센서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퀄컴은 지문인식 속도가 50%더 빨리지고 지문인식 범위도 77%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갤럭시S10 때부터 탑재됐던 초음파 지문인식 기능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의 얼굴인식 기능 페이스ID가 마스크를 쓰면 인식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갤럭시의 지문인식도 건조하거나 또는 습기가 있으면 인식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초음파로 지문의 굴곡을 인식해 정확성은 높지만 인식률이 떨어지는 특징을 갖는데 이번에 인식률이 대폭 개선된 것이죠.
삼성전자에선 이를 거의 홍보하지 않았지만 체감상 눈에 띄게 개선된 요소로 보였습니다. 기존엔 손가락을 1초 이상 누르고 있어야 했는데 잠깐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잠금해제가 완료됐습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손가락에 물을 묻히고 지문 인식을 해봤는데요. 10번 가운데 1~2번을 제외하곤 모두 성공할 만큼 인식률이 개선됐습니다.
● 5분 촬영했더니 47.1도…발열 실체는?
갤럭시S21 울트라에서 제품 발열이 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도 측정기로 직접 재보지 않더라도 특정 상황에서 제품이 뜨겁다는 걸 인식하는 순간이 꽤 있습니다. 울트라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일반과 플러스까지 모든 제품의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제품의 온도를 측정해봤습니다. 비교제품은 갤럭시S21 일반, 플러스, 울트라 3종과 전작인 갤럭시S20 울트라 그리고 경쟁작인 아이폰12 프로 맥스입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일상적인 상황과 영상을 시청할 땐 온도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거나 특히 카메라를 사용할 땐 5분만 지나도 발열이 심했습니다. 2분 미만으로 카메라를 사용했을 때 제품 후면 온도는 S21(24.5℃ → 36.8℃) S21 플러스(26.3℃ → 34.8℃) S21 울트라(26.3℃ → 36.4℃) 갤럭시S20 울트라(27.8℃ → 33.3℃) 아이폰12 프로 맥스 (25℃ → 31.3℃)로 나타났습니다. 갤럭시S21 시리즈가 전작과 경쟁작보다 3~5℃ 정도 더 높게 나타났지만 격차가 그렇게 크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5분 이상 카메라를 구동하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제품의 기본적인 온도가 23~25℃라는 전제 하에 카메라 촬영 5분 이상 지속시 제품 후면 상단부 온도는 S21 플러스가 46.2℃, S21 울트라가 47.1℃까지 올랐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온도가 60~70℃ 수준인 걸 감안하면 뜨겁다고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같은 실험에서 제품 후면 상단부 온도가 갤럭시S20 울트라는 40.1℃,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38℃로 나타났습니다.
울트라 제품의 발열이 가장 심하게 나타났지만 발열은 전기종에서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AP가 장착돼 있는 후면 상단 메인보드가 뜨거워진다는 점에서 새롭게 탑재된 엑시노스2100의 문제인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아직까진 일부 리뷰용 제품의 문제라는 걸 감안해야지만 문제가 없다곤 볼 수 없습니다. 이같은 문제 탓에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제품 출시를 한 달이나 앞당겨 진행하다보니 나타난 문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현재 보급되고 있는 정식제품에선 같은 현상이 없는지 꾸준히 지켜볼 문제입니다.
● 울트라 아니어도 카메라는 좋다
스펙 몰아주기라고 할 정도로 갤럭시S21 울트라의 카메라 스펙은 좋습니다. 1억800만 화소 카메라에 들어간 아이소셀 HM3는 1/1.33인치 크기의 이미지센서로, 전작과 센서 크기는 같지만 색 표현력을 살렸습니다. 여기에 1000만 초광각, 이중 폴디드 망원 카메라, 1000만 망원카메라까지 총 4개의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에 적용됐던 레이저AF(오토포커스)도 적용됐습니다.
기존에 초점이 잘 맞지 않았던 문제는 피사체가 가까워지면 초광각 렌즈로 바꿔 촬영하는 방법으로 개선했습니다. 실제 촬영해보니 피사체와 스마트폰 렌즈의 거리가 손가락 한마디 정도까지 가까워져도 초점이 맞았습니다. 6,400만 화소 망원 카메라에 1200만 화소 광각, 초광각 카메라를 사용하는 일반과 플러스 모델은 해당 기능이 없기 때문에 손가락 세 마디 정도 거리까지 근접촬영이 가능합니다.
스펙상 차이가 있음에도 플러스의 6,400만 화소 사진과 울트라의 1억800만 화소의 사진 모두 딱히 나무랄 게 없는 좋은 사진을 구현했습니다. 높은 화소여서 사진을 PC에 옮겨 확대해도 미세한 질감까지 잘 표현하는 모습이죠. 울트라의 사진이 명암비가 더 좋은 모습이지만 일반적인 주간 환경에서 큰 차이는 나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두 제품 보다 더 밝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대신 화소 차이 탓에 사진을 인위적으로 확대하면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디테일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개선된 야간모드에선 오히려 플러스가 나아 보입니다. 갤럭시S21 일반과 플러스는 4개 픽셀을 하나로 묶는 `테트라셀`이 울트라에는 9개의 픽셀을 하나로 묶는 `노나비닝`이 탑재됐는데요. 때문에 어두운 환경에서도 실제 눈으로 보는 것보단 밝은 사진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야간 모드를 더하면 더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요. 저조도 환경에서 플러스는 빛번짐을 최소화하는 반면에 울트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이폰12 프로 맥스가 어둠에 가려진 피사체의 색감을 살려주는 느낌이라면 갤럭시S21 시리즈는 조금 더 실물과 비슷한 자연스러운 야간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초근접 사진 촬영이 된다는 것과 10배 광학줌, 100배 스페이스줌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울트라가 그렇게까지 앞선 것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조금이라도 더 전문적인 사진을 원한다면 울트라를 선택해야겠죠. 그렇지만 디자인, 두께, 화면, 가격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한다면 개인적으론 애매하게 보였던 갤럭시S21 플러스가 가장 선택할 만한 제품이라고 여겨집니다. 상징적으로나마 국내에 스마트폰 경쟁사가 있던 시점과 비교했을 때 이제 갤럭시는 국내의 유일한 스마트폰 브랜드가 될 전망입니다. 그래서인지 갤럭시S21의 흥행 여부에 더 관심이 가게 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