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반도체 가격 또 오른다…TSMC, 최대 15% 인상 검토

입력 2021-01-26 10:32   수정 2021-01-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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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3월에 걸쳐 단계적 가격 인상 예상
업계 전체로 가격 인상 확산 가능성

TSMC 등 대만 업체들이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 속에 최대 15%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닛케이아시아는 25일 이 같이 보도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업체들은 작년 가을부터 일부 가격을 인상해왔지만, 재차 인상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단기간에 잇따라 가격이 인상된다는 것은 가격 결정권이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TSMC의 자회사로 자동차용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는 뱅가드 인터내셔널 세미컨덕터(VIS)가 최대 15%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으며,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UMC 등 다른 대만 업체들도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직접 거래처인 네덜란드 NXP 세미컨덕터스와 일본 르네사스 테크놀로지 등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 기업에 가격 인상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르네사스 등이 이미 자동차 업체들에 가격 인상을 요구한 상황에서 생산 위탁처인 대만 기업들도 가격을 올리면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다며, 이는 자동차 업체의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TSMC를 비롯한 파운드리 업체들은 이르면 2월 말부터 3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가격 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반도체 부족 외에도 지난 1년간 대만 달러가 미국 달러 대비 약 6% 급등한 점도 가격 인상의 근거가 되고 있다.
가격 인상은 작년 가을부터 실시됐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자동차 생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발주나 긴급 발주에 대해 10~15%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는 2월 이후 협상이 마무리되면 작년 가을에 이어 이례적으로 대폭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셈이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업체들은 통상 연 1회 협상을 실시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2~3%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며, 이는 자동차 업체 수익의 원천이 됐다.
하지만 이제는 반도체 부품업체들이 납품처인 자동차 업체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기존의 입장이 역전된 것으로, 이번 반도체 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반도체의 최종 사용자인 자동차 업체들은 향후 반도체 부족에 따른 감산과 생산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UMC의 류치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5일 반도체 가격 인상 협상과 관련해 "가격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면서도 "수급 상황을 볼 때 반도체 업체가 (자동차 업체에 비해) 비교적 유리한 입장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 "이미 공장이 풀생산 상태라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어렵다"며 "언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생산라인을 정비하는데도 반년 이상이 걸린다"고 밝혔다.

매체는 반도체 부족 영향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더욱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TSMC와 UMC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대만 ASE테크놀로지홀딩스도 가격을 약 10%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반도체 업계 전체에서 가격 인상 움직임이 단번에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PC 등 가전제품에서도 반도체 부족이 확산하고,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 인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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