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포장재로 날개 단 삼륭물산…ESG 트렌드 '적중'

입력 2021-01-27 17:26   수정 2021-01-27 17:26

    <앵커>
    리뷰기업 시간입니다.

    친환경 정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효과가 있는 친환경 포장재를 직접 개발해 국내외 유통업계로부터 각광받는 국내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오랜 연구 끝에 기업과 소비자들의 `친환경` 니즈를 적중한 소재를 만들어내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는데요, 김선엽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배달음식 등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지난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급증했습니다.

    매립지와 소각장의 처리능력을 넘어선 폐플라스틱이 쏟아지면서, `쓰레기 대란`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까지 나온 상황.

    <인터뷰> 고진웅 / 회사원 (서울 성동구)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밖에도 자주 나가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까,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는 편입니다. 환경오염이나 지구온난화 등 걱정이 많이 됩니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체감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은 분리수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서울의 한 아파트 분리 수거장에 나와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분리수거가 잘 돼있는데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라벨이 떼어지지 않은 채 버려진 페트병이 많습니다. 이럴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비율은 20%대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들이 환경이슈에 민감해지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더이상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떠오른 가운데, 유통업계는 친환경 포장재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삼륭물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980년 설립된 회사는 국내 최초로 우유·주스 등을 담을 수 있는 종이 용기인 카톤팩을 생산한 이후 우유팩, 즉석밥, 커피컵 등 식품용기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인터뷰> 조홍로 /삼륭물산·SR테크노팩 대표이사
    "포장업은 소재를 사온 뒤 가공해 모양을 만들어서 파는 업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우유 카톤같은 경우도 종이를 사서 만드는 것이고요. 사오는 소재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만의 소재를 가져야만 근원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예전부터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2012년부터 이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고요, 본격적인 연구는 2015년부터 시작됐습니다."

    2012년 인수한 자회사 SR테크노팩이 3천번이 넘는 시도 끝에 산소차단 코팅필름 `GB-8` 개발에 성공하면서, 최근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RTD 커피와 같은 음료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용기에 산소차단 기능이 더해진 알루미늄박을 덧붙여야 했는데, 용기와 다른 무기물 소재이다 보니 따로 분리를 해서 버려야만 재활용이 가능했습니다.

    "신소재가 적용되기 전 시중에 나온 RTD 커피입니다. 따로 떼어내기가 번거로워 그냥 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요. 이럴 경우 재활용이 불가합니다. 하지만 새로 나온 제품은 바로 버려도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알루미늄과 달리 GB-8은 유기고분자로 이뤄졌기 때문인데, 1년간 GB-8을 플라스틱 컵음료 포장재에 적용한 결과 총 1,353톤의 플라스틱 폐기물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라스틱을 소량으로 쓰기 때문에 최대 20%의 원가 절감효과가 있는 데다, 산소차단성도 3배 이상 높인 기술력을 선보이며 유통업계의 니즈에 적중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친환경과 소비자 편의를 결합한 점도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친환경 소비 행동이라는 게 상당한 불편함을 소비자들에 요구하는데,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게 친환경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거나, 포장재를 만들거나 이렇게 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굉장히 좋은 기업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죠."

    2019년 10월 푸르밀을 시작으로 서울우유, 네슬레 말레이시아 등 국내외 7개 식품 브랜드가 컵음료 제품 라벨에 GB-8을 적용해 상용화 1년만에 관련 매출이 11배 늘었습니다.

    <인터뷰> 조홍로 /삼륭물산·SR테크노팩 대표이사
    "포장업의 미래는 결국 어떻게 친환경이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사회의 요구와 조화될 수 있도록 (포장재를) 만드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플라스틱을 어떻게 하면 적게 쓸 것인가, 이러한 제품들이 나아가서 어떻게 하면 쉽게 리사이클 될 것인지 등에 대한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1인가구·맞벌이 가정·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가정간편식(HMR) 등의 수요 확장이 글로벌 식품포장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륭물산은 경쟁력 있는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대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김선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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