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초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다.
이에 투자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다양한 가격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씨티그룹은 올해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3억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UBS글로벌자산운용은 가상화폐 값이 폭락할 수 있다며 `제로(0)`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썼다.
이달에만 10% 넘게 두차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017년 가상자산 가격폭락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국내 전문가들 대부분은 비트코인 가격이 0원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과거처럼 급락하는 일이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공시데이터 기반 가상자산 정보포털 쟁글을 운영하는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극단적으로 비트코인의 거품을 이야기 할 때 많이 사용되는 논리 중에 더 빠른 토큰이 나오면 대체할 국가 기반의 CBDC가 나오면 없어진다인데, 이는 비트코인의 최근 확산 근거를 그 스펙의 특징에서 찾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며, "비트코인을 투자하고 모으는 사람들은 빨라서 산것이 아니고 전 세계 대다수가 인정하는 하나의 자산 형태가 될 수 있음에, 그리고 특정 국가에서 발행한 것이 아닌 새로운 자산 군에 대한 필요에서 비트코인을 인식하고 자산으로 보유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게 세계적으로 합의되고 인정된 자산이라는 점이 중요하지 그 기능의 개선으로 자산이 뒤바뀌지는 않으며 이는 수 많은 비트코인의 한계를 보완하는 자산들과 비트코인의 도입 격차가 벌어지는 것에서도, 금 보다 더 튼튼하고 희소한 자산으로 금이 대체되지 않는 사례에서도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금이라는 자산에서 보석으로서의 기능을 빼고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분리하여 이를 디지털로 옮겨 간 것과 같은 아주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 정상호 델리오 대표)
크립토 파이낸스 업체 델리오를 운영하는 정상호 대표도 "기업이 망하면 주식의 가치는 0이 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주인이 없는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와 같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0원이 된다는 것은 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셧다운 되거나 누군가 통제할 수 있게 되거나 사용자가 0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그런 일이 발생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형태의 디지털화폐가 현재 비트코인을 대신할 가능성도 없어보인다"며, "현재, 비트코인은 자산이지 화폐가 아니고 어떤 형태의 화폐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중앙은행을 포함해서 사라질 수 있는 발행 주체가 있는 디지털화폐는 탈중앙화되어 있는 비트코인을 넘을 수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가 나와도 각자가 그 용도에 맞게 발전하면서 사용될 것이란 주장이다.
(▲ 김은태 차일들리 대표)
디지털자산 월렛서비스 비둘기지갑을 운영하는 김은태 차일들리 대표는 가상자산이 폭락하지 않을 이유를 외부에서 찾았다.
김 대표는 "비트코인의 상승은 일정부분 시중에 현금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시장 참여자가 많아졌고 헷징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0까지 떨어지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가격이 2017년처럼 다시 폭락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의 가격폭등을 단순히 버블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비트코인 가격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이어 "가격이 급등할 경우에는 큰 폭의 가격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특히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격급등은 큰 부담요소로 작용하여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오히려 감소시킬 위험성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인 가격조정의 위험성은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더불어 규제당국의 입장이나 대안자산의 등장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는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되지 않고, 각국 규제기관의 입장이 조금씩 다른 가상자산"이라며, "미국 규제당국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비트코인 가격전망은 여러가지 가설로 설명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이 산업적인 효용성이 확대되어야지만 가격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다른 형태의 디지털 화폐 또는 자산이 비트코인을 대신할 수 있다"며, "만약 새로운 혁신이라는 명분을 가져갈 수 있다면 한순간에 비트코인은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금융기관들의 자산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인해 가격전망의 큰 차이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우 쟁글 대표는 "3억원과 0원으로 두 가지 전망을 극단적으로 가르는 것은 자산 가격을 보장해주는 근거 그리고 자산이 유지되는 근거와 대체 재화에 대한 위협 요인에 대한 인식 차이"라며, "첫번째 현존하는 자산의 가치 보장 근거는 구리나 석유 같은 커머디티는 그 자산을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에서, 주식과 채권은 회사와 발행사의 현금 흐름에서, 화폐는 국가의 권위와 정책이 보장하는 경제 교환 수단으로서의 지속성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자산 가격은 위와 같은 자산이 제공하는 1차적인 내재적인 가치를 넘어서 자산에 대한 결국 2차적인 금융 자산으로서의 가치, 즉 자산이 금융 차원에서 일종의 가치 저장 수단 혹은 일정 목표 기간 동안의 투자 대상으로서의 수요 공급 작용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비트코인은 위와 같은 2차 금융자산에서 비롯된 인식에서 출발해 등장 이후 꾸준히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세운 연구위원도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발행하고 있는 화폐를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여 도태될 것이라는 평가까지 투자사들이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암호화폐가 결제수단으로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전망이 천차만별 것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비트코인은 수요기반이 기관투자자 중심이 아니라 개인투자자 수요 기반의 비중이 높아서 변동성이 큰 자산군"이라며, "현재의 주요한 가정은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디지털 골드로 금의 역활을 일정부분 대체한다는 가정하에서 1억이상 가치가 있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홍기훈 교수도 "비트코인 자체의 내재적 가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치는 시장의 수급에 의해서 결정된다"며, "전망이 너무 제각각인 이유는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서일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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