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이 서아프리카 말리의 한 결혼식을 테러집단의 비밀 회합으로 오인한 끝에 공습을 감행해 민간인 19명이 숨졌다고 국제인권단체가 주장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약칭 HRW)에 따르면, 프랑스군은 지난 3일 말리 중부 몹티주(州)의 분티 인근 마을에 미라주 2000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켜 폭탄을 투하했다.
프랑스군이 테러리스트들의 회합이라고 발표한 이 모임은 그러나 이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결혼식과 피로연이었다고 HRW는 주장했다.
앞서 프랑스군은 지난 7일 낸 보도자료에서 말리의 무장 테러리스트들이 모여있는 곳에 미라주 2000 전투기들이 폭탄 세 발을 투하해 테러 조직원 약 30명을 제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HRW는 말리의 시민단체 `주네스 타비탈 풀라쿠`와 함께 현지 조사를 한 끝에 공습으로 숨진 사람들은 테러 조직원이 아닌 민간인으로 모두 19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결론 내렸다.
HRW 프랑스지부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프랑스와 말리 정부는 지난 3일 프랑스군의 공습에 대해 신속하고도 공정한 조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취재에 나서 당시 목격자들의 증언을 28일 상세히 보도했다.
당시 결혼식에 참석했다고 밝힌 한 46세 교사는 이 신문에 "처음엔 비행기 소리 같은 것이 나더니 굉음이 들렸다. 갑자기 온 사방에 다친 사람들 투성이었고, 떨어져 나간 신체 부위들이 여기저기 나뒹굴었다"고 전했다.
이 지역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결혼식에 남자들만 대거 모여 프랑스군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 일대에서 암약하며 지배력을 행사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들이 여성들이 바깥에서 사교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바람에 당시 결혼식장에는 남성들만 참석했다는 것이다.
프랑스군은 워싱턴포스트의 취재에 즉답을 거부하고 지난 7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참고하라고 답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프랑스는 옛 식민지였던 사하라사막 이남 사헬 지대를 유럽으로 유입되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 2013년부터 4천500명의 병력을 가동해 테러 격퇴전인 `바르칸` 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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