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사당 난동…FBI, 9·11 테러 후 최대 사건 규정

입력 2021-01-31 20:37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는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사전에 기획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일부 확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 보도했다,
FBI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의사당에서 일으킨 유혈 폭력 사태를 내부적으로 `9·11 테러 이후 최대 사건`으로 보고 대규모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FBI는 온라인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와라. 유리창이 깨지고 문을 발로 차는 소리를 의회가 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또 트럼프 지지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워싱턴에 가서 폭력을 써야 한다. 이를 행진, 시위라 부르지 말라. 가서 전쟁을 준비해라. 우리는 대통령을 모시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다"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민병대를 모으려 한 사람도 수사선상에 올랐다고 WP는 전했다.
오하이오주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제시카 마리 왓킨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작전`을 위해 사람들을 모집하려 했고,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며칠 뒤에는 `오하이오주 정규 민병대`를 모은다면서 이에 관심을 보인 여러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사람을 모으며 "대통령 취임식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도 FBI는 확인했다.
또 한 해군 전역 군인과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극우 집단 `오스 키퍼스`의 지도부가 집회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자 "내가 맡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의사당 난동에 대한 논의의 상당수는 트럼프 지지 사이트 `더도널드.윈`(TheDonald.win)에서 진행됐다고 FBI 관계자를 인용해 WP는 전했다.
사태 당일 의사당 인근에 있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에서 발견된 폭발물과 관련, 복수의 FBI 관계자는 중요한 순간에 의사당에 배치된 경비 요원들의 주의를 일부러 끌기 위해 설치한 것이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FBI는 이 폭발물이 설치된 시점을 사태 전날인 1월5일 오후 7시30분∼8시30분으로 특정하고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현상금 10만달러(약1억1천만원)를 걸었다.
현재 수사 당국은 의사당 난입 사태에 가담했던 트럼프 지지자 수백 명을 조사하며 폭력을 조직했거나 가담하는 데에 핵심 역할을 한 사람을 파악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또 특정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더라도 이번 폭력 사태에 가담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시민의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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