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처음 4억원을 돌파했다.
그동안 전셋값이 너무 올라 서울 등의 일부 고가 아파트에는 매물이 쌓이기도 하지만,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에는 여전히 수요가 몰리며 전셋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1만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 4억원을 넘기며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이는 1년 전(3억2천264만원)과 비교하면 7천737만원(24.0%) 상승한 것이다.
2년 전인 2019년 1월(3억1천814만원)보다는 25.7%(8천187만원) 오른 것으로, 2년간 상승분이 지난 1년간 상승분과 큰 차이가 없다. 최근 전셋값 상승이 가팔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6년 11월 3억원을 돌파한 뒤 작년 9월 3억5천만원을 넘겨 5천만원이 오르는데 3년 10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3억5천만원에서 4억원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8월 새 임대차보호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거주하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 전세난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또 전월세상한제 도입으로 보증금을 2년에 5%밖에 올리지 못하게 된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고 본다.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1월 2억5천656만원에서 11월 3억1천66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겼고 지난달 3억2천644만원으로 올라 1년 동안 27.2%(6천988만원) 뛰었다.
1년간 경기에서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남시로, 상승률이 55.8%에 달했다. 이어 용인 기흥구(46.2%), 광명시(42.2%), 용인 수지구(41.6%), 화성시(41.4%) 등의 순이었다.
전용면적 85.75㎡ 기준으로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과천시로, 6억9천39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성남 분당구(6억7천831만원), 광명시(5억2천318만원), 안양 동안구(4억6천625만원), 용인 수지구(4억5천741만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작년 1월 4억7천796만원에서 8월 5억1천11만원으로 5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달 5억8천827만원으로 1년 사이 1억1천32만원(23.1%) 올라 6억원을 넘보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 지역(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이 1년 사이 23.4%(1억3천55만원) 올랐고,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은 같은 기간 22.6%(8천730만원) 올라 강남 지역의 상승률이 강북 지역보다 다소 높았다.
최근 1년간 성북구(31.4%)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동구(30.0%), 송파구(28.7%), 은평구(28.2%), 강남구(27.9%), 성동구(27.4%) 등의 순으로,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올랐다.
전용 86.62㎡ 기준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10억402만원)로, 유일하게 10억원을 넘겼다.
이어 서초구(8억9천527만원), 송파구(7억1천556만원) 등으로, 강남 3구가 1∼3위를 차지했고 광진구(6억6천814만원), 성동구(6억6천776만원), 중구(6억5천727만원), 마포구(6억4천368만원), 용산구(6억2천727만원) 등의 순이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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