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차주 '산 넘어 산'…주유소도 기피한 충전소 마트에 생길까?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2-02 17:53   수정 2021-02-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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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13만대인데 충전기는 3만대
    홍남기 "전기차 충전기 3천기 신설"
    주유소, 설치 기피…"수익성 떨어져"
    아파트 등에서 충전기 설치 반대도
    전기차 관련 민원은 2배 이상 증가
    # 못 찾겠다 꾀꼬리

    <앵커>

    마지막 키워드는 `못찾겠다 꾀꼬리`로 돼 있네요.

    뭘 못 찾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전기차 타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충전소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충전소가 부족해서 전기차를 못 산다는 얘기가 있죠.

    전국에 전기차 등록 대수가 13만 5,000대인데 충전기는 3만 5,000기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가 전기차를 보급하기 위해

    급속충전기 3,000기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죠.

    <앵커>

    3,000기라면 꽤 많은 수를 확보하겠다는 건데 가능할까요?

    <기자>

    네, 환영할 만한 계획이지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가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주유소에 2,000만원을 지원하면서 충전기 설치를 독려했지만,

    일선 주유소은 여전히 충전기 설치를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정유사의 주유소는 총 9,989곳인데

    이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한 주유소는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앵커>

    왜 주유소들은 지원금을 줘도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지 않는 겁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익성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충전 설비를 구축하더라도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일례로 100km당 연료비는 휘발유차가 1만 1,448원인 반면 전기차는 1,132원입니다.

    정부에서 전기차 충전 요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면서,

    민간 사업자들도 이에 맞춰서 요금을 받고 있는 터라 수익성이 낮죠.

    여기에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설치를 망설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급속충전기를 써도 완전히 한대를 충전하려면 1시간이 걸립니다.

    그나마 일반 충전기의 경우에는 8시간에서 9시간을 기다려야 충전이 됩니다.

    이렇게 오래 충전을 하고 있으면 차량 회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전국에 주유소가 많으니까 주유소에서 전기충전도 하게 하자, 이런 생각이 너무 단순했나 보네요.

    충전이 안 되니 전기차 타시는 분들 고충이 많겠습니다.

    <기자>

    네 지금까지는 말씀드린 주유소나 아파트 지하주차장, 대형 복합쇼핑몰 등에 일부 있었는데요.

    충전기가 부족하다 보니 전치가 차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기차 충전소 위치를 공유하고 있는 데요.

    전기차 충전을 할 때마다 정보를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죠.

    <앵커>

    정부의 마트나 병원 등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에 충전기가 더 생기면 나아질까요?

    <기자>

    하지만 일단 3,000기라는 대수 자체도 전기차가 늘어나는 추세로 보면 충분하지는 않죠.

    또 마트나 병원보다는 소비자들의 체감하려면 내가 사는 곳에 있으면 가장 좋겠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데요.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기가 없거나 충전기 설치를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오래된 빌라나 다세대 주택에 살고 있는 경우에는 더합니다.

    전기를 꼽는 콘센트 자체가 없기도 하고, 주차 공간이 협소해 충전기를 설치하기도 힘듭니다.

    충전기가 있어도 협소한 주차 공간 때문에 마찰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서울시에 접수된 전기차 충전 방해와 관련된 민원은 2019년 상반기 월 평균 153건에서,

    2020년 상반기 228건으로 절반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해외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해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해외 선진국들은 충전소 설치를 위해 법까지 개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례로 독일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같은 곳에 충전소를 설치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

    주차 공간의 20%에 전기 충전 케이블을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미국은 주별로 편차가 있긴 하나 차로 10분 이내에 충전소가 하나씩 있다고 하는데요.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민간업체가 노력한 결과로,

    캘리포니아는 폭스바겐의 자회사가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와 90억을 투자했다고 알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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