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절정기 일본과 흡사"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에서 불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의 실태와 배경을 9일 조명했다.
아사히는 이날 한국의 주가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새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식시장 활황의 주역이 젊은 개인 투자자인 `동학개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에서 주식에 빠져드는 젊은이 중에는 치열한 시험경쟁을 뚫고 서울 소재 유명대학을 거쳐 재벌기업에 취직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라며 오전 9시 주식 거래가 시작되면 젊은 사원들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는 현상이 언론에서 다뤄졌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한국에선 이런 20~30대 개인 투자자를 동학개미라고 부른다며 외국인이나 기관에 대항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양태를 반영해 19세기 말의 외국자본 진출 등으로 고통받던 농민들이 일으킨 `동학농민혁명`에서 따온 용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KB국민은행 자료를 인용해 작년 12월의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20%나 올라 평당 약 4천30만원이 됐다며 동학개미 출현 배경에는 소득과 비교해 급등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1일의 신년 연설에서 주가 상승에 대해 "한국 경제의 미래 전망이 밝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날 코스피가 장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은 총 4조4천69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고 개인은 4조4천921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식시장을 떠받쳤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사히는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를 기록해 주가가 실물경제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업계 신년회에서 "잠재적 위험이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언한 내용을 덧붙였다.
이 기사 말미에는 현 한국 상황이 거품경제가 절정을 이뤘던 1980년대 말의 일본을 닮았고, 언젠가 거품이 터지면 젊은 층의 피해가 특히 클 것이라는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말도 실렸다.
(사진=연합뉴스/아사히신문 웹사이트)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