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선두를 질주하던 흥국생명이 선수간 불화에 이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까지 불거지며 최대 위기에 놓였다.
뾰족한 수습책이 없는 가운데, 당장 11일 한국도로공사와의 방문 경기를 포함해 남은 정규리그 8경기를 제대로 치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선수 간 갈등이 폭발해 여자배구 A 선수가 7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배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팀의 간판인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중학교 재학 당시 학교 폭력(학폭) 고발이 이어져 팀 분위기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두 사건이 하나의 연관된 사건으로 알려져 흥국생명 내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10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학폭 피해자들에게 공개로 사과했다. 또 적절한 시점에 피해자들을 만나 직접 사과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연쇄 악재로 큰 충격에 빠진 쌍둥이 자매는 현재 팀 숙소를 떠났다. 11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벌어지는 원정 경기에는 불참한다.
구단은 심리 치료 등으로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회복을 도울 예정이나 두 선수가 언제 다시 코트에 설지는 기약할 수 없다.
주전 레프트(이재영)와 세터(이다영)가 빠졌기에 당분간 팀은 파행 운영될 게 자명해졌다.
흥국생명의 한 관계자는 "학폭 논란과 관련해 쌍둥이 자매를 징계하라는 요구가 있는 걸 잘 안다"면서도 "현재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징계라는 것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지금은 처벌보다 선수 보호가 먼저이고, 차분히 징계 수위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에게 징계를 내려도 크게 실효성이 없는 만큼 선수 보호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흥국생명은 쌍둥이 자매와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의 가세로 여자배구 `절대 1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선수 간 불화로 3라운드에서 크게 흔들리더니 최근 연쇄 악재로 이젠 1위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 내몰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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