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수요 훨씬 강해질 것"…순조로운 백신 진행 관건
국제유가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유가 흐름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장중 전거래일 대비 1.1% 상승한 배럴당 60.14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연초 대비 24% 올랐다. CNBC에 따르면 장 초반에는 배럴당 60.77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1.3% 올라 배럴당 63.26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1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어들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등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완화된 것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지속적인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정상화, 원유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합쳐진 결과다.
게다가 미국 전역에 한파가 불면서 전력과 연료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가 산유지인 텍사스주에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연초 이후로 20% 넘게 상승한 가운데 가격 거품론도 거론됐다.
글로벌 종합 회계·컨설팅 기업 KPMG의 레지나 메이어 에너지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에 거품이 너무 많이 끼어있고 WTI가 58달러를 지속적으로 넘는 건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월 보고서에서 올해 하루 평균 원유 수요가 각각 540만 배럴, 580만 배럴로 전달보다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반대 시각도 적지 않다. 영국 에너지 리서치 컨설팅 기관인 에너지 에스펙트의 암리타 센 수석 원유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리플레이션 거래에 힘입어 내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유동성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은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펀더멘털과 가격 간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지만 하반기엔 수요가 훨씬 더 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전망은 백신 접종이 하반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여름이 끝날 때쯤에는 미국 인구 전체에 백신을 접종하기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한여름 또는 늦여름까지 미국인 대다수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