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강도 제재 돌파구?…화웨이, 돼지까지 키운다

입력 2021-02-16 11:26   수정 2021-02-16 11:29

화웨이, 스마트 양돈 기술 개발 홍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위기에 몰리자 첨단 `돼지 사육` 기술을 개발해 보급에 나섰다.
16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화웨이의 자회사인 화웨이기기시각(机器視覺) 총재 돤아이궈(段愛國)는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디지털·지능·무인화 3대 요소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 양돈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필요한 고객들의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개발한 양돈 시스템은 빅데이터 분석, 디지털 관리, 인공지능(AI) 식별, AI 결정 등 기능 등으로 구성된다. 축사 곳곳에는 각종 센서가 달려 있고, 사람 대신 로봇이 돌아다니며 돼지의 상태를 살펴 인터넷 연결을 통한 원격 관리가 가능하다.
화웨이는 작년 10월 발표한 `5G가 이끌고 AI가 적용된 현대 양돈`이라는 보고서에서 미래 양돈의 핵심은 데이터라고 규정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해 축사를 관리하게 되면 AI가 더 많은 과학적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 돼지 사육 기술 개발에는 중국 정부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시보는 "화웨이의 이번 스마트 양돈 방안이 농업부와 전략적 합의 중 하나라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며 "앞으로 화웨이가 다른 축산·양식업 분야로 기술 적용을 확대해 관련 산업에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화웨이는 축산업 외에도 광산과 같은 다양한 다른 산업 현장에서도 5G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바탕으로 한 무인화·자동화 구현 실험을 해왔다.
돼지고기 소비량이 천문학적인 중국에서는 돼지 축사가 첨단 기술 적용을 시도하는 대표적 실험장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중국은 매년 7억 마리 가까운 돼지를 생산하는데 이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알리바바, 징둥(京東), 왕이(網易) 같은 여러 인터넷 공룡 기업들도 오래전부터 스마트 양돈 기술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의 양돈 사업 진출은 미국의 제재 속에서 이 회사가 사업 다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발표돼 눈길을 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는 지난 9일 공개 행사에서 "우리는 석탄·철강(산업 자동화), 음악, 스마트 스크린, PC, 태블릿PC 등 영역에서 큰 돌파구를 마련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지만 사업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열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부쩍 강화된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공급망이 와해 수준에 이른 상황이어서 올해 화웨이의 경영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의 제재로 주력 제품인 이동통신 기지국에서부터 스마트폰에 이르는 거의 모든 제품에 들어가야 할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에 대표적인 캐시카우 노릇을 하던 스마트폰 사업은 부품 부족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 여파로 크게 위축돼 화웨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급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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