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이 지난해 1조 7,35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초저금리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대출이 늘어난 데다 ‘동학개미 운동’에 힘입어 주식거래 수수료가 급증하면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다만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6,000억 원 넘게 쌓은 결과 전체 실적은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6일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2.5%(437억 원) 감소한 1조 7,35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농협금융은 2018년 처음으로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2조원 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지난해 코로나발(發) 불확실성에 부딪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일단락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 2,751억 원으로 전년 동기(3,859억 원)보다 28.7% 감소했다.
마이너스 실적은 미래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대폭 늘려 쌓은 결과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신용손실 충당금을 6,377억 원 전입했다. 1년 전(3,582억 원)보다 78% 급증한 규모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 관계자는 “미래손실흡수능력을 높이고 투자 자산의 잠재적 부실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은 7조 9,868억 원으로 전년보다 2% 증가했다.
초저금리 여파에 순이자마진(NIM)이 1.65%로 전년보다 0.7%포인트나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서도 대출 총량과 저원가성 예금이 크게 늘어나 성장세를 지켰다.
실제 농협은행 대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9.9% 늘어난 262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이 전년(4.3%)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특히 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었다.
농협금융 수수료이익은 1조 6,265억 원으로 전년보다 39.7%나 급증했는데,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증권위탁중개수수료가 폭증한 몫이 컸다.
NH투자증권 수수료이익은 1조 251억 원으로 전년보다 71% 넘게 늘었다. 수수료이익과 함께 비이자이익의 양대 축을 담당하는 유가증권·외환파생이익도 9,711억 원으로 전년보다 17% 개선됐다. 증시 호황과 원화 강세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회사별로 보면 충당금을 대폭 늘려쌓은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조 3,707억 원으로 전년보다 9.6%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2,057억 원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은행 자회사는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1.3% 증가한 5,77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고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각각 612억 원, 463억 원으로 전년보다 53%, 577% 순이익이 증가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지난해 결산 배당성향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코로나 불확실성에 대비해 배당을 순이익의 20%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지난해 배당성향 28.1%를 기록한 농협금융의 배당 결정을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농협금융의 배당금은 전액 농협중앙회로 지급돼 전국의 농민 조합원에게 배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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