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송전' 합의금 활용 가능성
정유사 불황에도 영입이익률 상승세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얼마면 되겠니?`네요.
<기자>
네, 사랑을 돈으로 사겠다는 원빈의 명대사죠.
한 기업에 `얼마면 되겠니` 돈으로 사겠어` 라면서 달려 들고 있는데,
바로 SK루브리컨츠 얘기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이 회사의 지분 매각에 나섰고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인수전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앵커>
윤활유 전문업체죠,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이라고 하면 회사 전체를 파는 게 아니라 일부 지분을 판다는 건데 배경이 있겠죠?
<기자>
앞서 친환경 분야 신사업을 위해 지분을 매각해 재원을 확보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얼마전 세기의 배터리 소송 전이라고 불렸죠.
최근 ITC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면서,
수조원 대의 합의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SK루브리컨츠의 지분을 매각해서 이 합의금을 마련할 것으로도 예상됩니다.
<앵커>
SK이노베이션이 과거에도 루브리컨츠 상장에 나섰다가 세 번을 철회했죠.
이번 만큼은 합의금 때문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겠네요.
<기자>
일단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루브리컨츠 지분 100% 가운데 49%를 파는 건데,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소수지분 매각입니다.
업계에서는 매각가를 2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굉장히 규모가 큽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몰리는 건 향후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분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셈법입니다.
또 SK루브리컨츠는 그간 호실적을 바탕으로 높은 배당 수준을 유지했는데,
쉽게 말해 투자에 성공하면 배당으로만 수백억 원의 돈을 손에 쥘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SK루브리컨츠는 2019년 모 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대상으로 3,800억 원을 배당한 바 있죠.
<앵커>
SK루브리컨츠는 투자자들이 눈여겨 보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장기 불황에 빠진 정유업계에서 윤활유 사업이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률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분기 별로 단 한번의 적자없이 흑자 행진을 지속했는데,
분기당 영업이익률은 4분기 내 꾸준히 상승해 1분기 대비 4.3배나 올랐습니다.
<앵커>
지분이 팔리면 SK이노베이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거죠?
<기자>
특히 SK루브리컨츠의 경쟁력은 고급 윤활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룹Ⅲ 윤활기유 세계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건데,
윤활기유는 연비 등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그룹Ⅲ부터 고급 윤활기유로 분류합니다.
1995년 독자기술로 그룹Ⅲ 윤활기유 `유베이스(YUBASE)` 개발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록하면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팔리면 SK이노베이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원래는 경영권을 판다, 뭐 여러 설이 있었지만
SK이노베이션에는 `지분 49% 이상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생겼습니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유가하락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 계열사중 유일하게 웃은 것은 SK루브리컨츠죠.
지분 49%를 매각하고 51%를 보유한다면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여겨져,
SK루브리컨츠를 계속해서 종속기업으로 둘 수 있습니다.
이 경우 SK루브리컨츠의 실적은 지금처럼 SK이노베이션의 실적과 연결 형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다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배당을 통한 현금 유입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