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산 ○○ 보는 건 안돼"…정부와 전쟁 선포한 한은, 속내는?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2-24 17:48   수정 2021-02-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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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전금법은 빅브라더법", 정부와 설전
    지급결제 권한 놓고 '밥그릇' 싸움 논란도
    25일 공청회 조율…"접점찾기 어려울 듯"
    # 빅브라더의 귀환?

    <앵커>

    마지막 키워드는 `빅브라더의 귀환?`으로 돼 있습니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에서 나오는 말 아닙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빅 브라더는 개인을 감시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을 말하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빅브라더법이다"이라며,

    2021년의 한국에 오래 전 `빅브라더`를 소환했습니다.

    <앵커>

    전금법이 빅브라더법이다, 무슨 일인가요?

    <기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빅테크 업체의 모든 거래 정보를

    금융결제원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전금법 개정안을 금융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업체가 도산할 경우 거래 내역이 남아 있지 않으면 보상이 어려운 만큼 금융결제원에 이 기록을 남기겠다는 겁니다.

    과도한 감시라는 비판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제 전화 통화 기록이 통신사에 남는다고

    통신사를 빅브라더라고 할 수 있냐"고 말했고 이에 대한 반박을 내놓은 거죠.

    평소에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은 한은 총재가 이렇게 말한 건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앵커>

    한은이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물론 말 그대로 빅브라더, 그러니까 개인정보를 모아 놓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겁니다.

    학계에서도 우려를 표하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를 테면 네이버페이를 이용해 상품을 구입하면 네이버는 모든 정보를 고객의 동의 없이 금융결제원에 보고해야 됩니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외부에 수집하도록 한 것은 헌법상 이념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죠.

    <앵커>

    한은 총재가 나선 건 상당히 의외인 데다, 한은과 금융위가 각을 세우는 것 같군요.

    <기자>

    네. 그래서 그 이면에는 소위 말해서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개정안이 중앙은행인 한은의 권한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지급결제에 대한 관리 책임과 권한은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 한은에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을 청산 기관으로 두고 빅테크 업체를 자기가 관리·감독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죠.

    <앵커>

    조금 더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예컨대 A은행과 B은행 고객들은 많게는 수백만 건의 거래를 하루에 합니다.

    최종적으로 서로 지급해야 할 금액을 그 다음날 오전 11시 한은 금융망을 통해 결제합니다.

    이때 금결원은 두 은행에 얼마를 줘야 하는지 계산해 알려주는데, 이를 `청산`이라고 부릅니다.

    지급결제에는 이런 청산이 포함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그간 한은이 금결원을 관리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금융위가 금결원을 아래 두고 지배력을 행사하려하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앵커>

    밥그릇 싸움이다 이런 건데, 앞으로 개정안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죠?

    <기자>

    금융통화위원회까지 나서서 "일부 조항이 중앙은행의 지급결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일각에서는 무자본 특수법인인 한은이 금결원에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죠.

    금융위는 아직까지 별다른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내일(25일) 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관련 공청회가 열리는데 의견 조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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