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LH 직원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폭로한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 사이트와 언론사 홈페이지에는 비판 의견이나 댓글이 쇄도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에 노심초사하는 서민들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네티즌들은 단순한 분노 표출을 넘어 이번에 폭로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발본색원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광명·시흥은 물론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LH, 관계 공공기관 등의 택지 관련 부서 근무자와 가족에 대한 전수조사를 총리실 주도로 빈틈없이 하라고 지시했다.
의혹 당사자 13명의 땅 매입은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광명·시흥 신도시 발표 이전에 사들인 것이지만 하남 교산 등 5개 3기 신도시 발표 시점과 겹친다.
광명·시흥 신도시 부지는 과거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됐다가 풀린 뒤 특별관리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됐으며 신도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이다.
이들이 사들인 토지는 10필지 7천평에 달한다. 매입에 100억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되고 이 가운데 58억원은 금융기관 대출로 조달했다. 대토 보상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일부 토지는 매입 직후 1천㎡ 이상씩 쪼개기가 이뤄졌다. 최근 신도시 발표 이후에는 보상을 더 받기 위한 나무 심기 정황도 포착됐다.
이는 수용 보상이나 대토 보상액을 높이기 위한 전문 투기꾼들의 전형적 수법이다.
이들의 범죄 여부는 조사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부동산 정책의 집행 기관 직원이 자신과 가족 명의로 민감한 지역에 투자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용인하기 어려운 모럴해저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동원해 사익을 챙기려 한 중대범죄로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부동산 투기 근절대책에 찬물을 끼얹는 반사회적 행위"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 확보 차원에서 광명·시흥 신도시는 물론 3기 신도시 전반에 대해 관련 공기업 임직원이나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로 의혹을 털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모럴해저드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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