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한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세계 최초로 동시 성전환 수술을 받아 쌍둥이 자매가 됐다.
지난달 24일,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블루메나우시의 한 병원에서 일란성 쌍둥이 마일라 피비 데 헤젠지(19)와 소피아 알버커크(19)가 하루 간격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담당한 호세 카를로스 마르틴스 박사는 "남성이었던 일란성 쌍둥이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일란성 쌍둥이 형제 동시 성전환은 세계 최초"라고 전했다. 수술은 지난달 11일과 12일 각각 시행됐으며 약 5시간이 소요됐다.
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를 여성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밝혔다. 언니 마일라는 "3살 때부터 내가 여자라고 생각하고 매일 같이 신에게 나를 소녀로 만들어달라 기도했다"고 말했다.
쌍둥이는 어린 시절 또래의 성희롱과 집단 괴롭힘에 시달렸다. 그들을 지켜준 건 가족이었다. 마일라는 "가족은 언제나 우리를 지지했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손가락질할 때마다 달려가 어머니 품에 안겼다. 어머니는 암사자처럼 우리를 보호했다"고 말했다.
쌍둥이의 어머니는 "나도 마음속으로는 아이들이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이들이 고통받는다는 것도 알았다. 어릴 때 인형이나 드레스를 주지 않고 행복하게 해주지 못해 후회된다"고 밝혔다.
브라질 내 성전환 수술은 2011년부터 브라질 보건부가 직접 담당하고 있지만 가능한 병원 수가 적어 수술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쌍둥이는 오랜 기다림 끝에 블루메나우시 트랜스젠더 센터에서 수술을 진행했다. 쌍둥이의 할아버지는 집을 팔아 수술비 10만 헤알(약 2,000만 원)을 지원했다.
마일라는 "수술 대기자 명단이 너무 길어서 수술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수술을 받은 블루메나우시에도 성전환 수술 병원은 단 한 곳뿐이다. 앞으로 성전환을 원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수술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SNS)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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