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사건' 또 사기 행각…'깡통 코인'도 등장

입력 2021-03-08 08:41  



금괴를 실은 러시아 보물선을 발견했다며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돈스코이호 사건`의 주요 관련자들이 비슷한 형태의 사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가로챈 돈 일부가 사건의 `몸통`으로 꼽히는 류승진 전 신일그룹 대표의 도피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도 나왔다.
돈스코이호 사건 피해자 등에 따르면 류 전 대표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네이버 밴드를 통해 여전히 투자자들을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기 행각이 드러난 이후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류 전 대표가 `송명호`라는 가명으로 만든 이 밴드는 50만∼100만원 상당을 투자해야 가입이 가능하며, 투자금액에 따라 밴드 내 등급이 나뉜다. 밴드에서는 송명호를 `유니버셜그룹 총회장`으로 부른다.
투자자에게는 밴드 관리자가 가상화폐를 지급하는데, 이 화폐는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가 불가능하다. 지급된 가상화폐 중 송명호 이니셜을 딴 `SMH코인`도 있다.
관리자 측은 투자금으로 식품회사를 인수하거나 화장품 회사를 설립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로 지켜진 게 없다고 피해자들은 전했다.
밴드에는 아직 300여명이 남아 있다. 투자자 중에는 노인과 장애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잠적한 류 전 회장 대신 밴드를 관리하고 투자자를 모으는 일은 8명의 `지사장`들이 담당한다.
지사장들은 회원들의 투자금액 중 10%를 수수료로 떼고, 나머지 금액을 비트코인 등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로 교환해 류 전 회장에게 도피자금으로 지급한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실제로 2019년 12월 지사장으로 지목된 한 인물의 가상화폐 지갑에서 `송명호`에게 3.94BTC(비트코인)가 지급된 내역이 있다고 피해자들은 전했다. 3.94BTC는 현재 기준 2억여원 상당이다.
류 전 대표는 2018년 7월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가짜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해 나눠주고 투자금을 모았다.
사기 행각이 드러난 이후 사명을 `SL블록체인그룹`으로 바꾸고 `25조원어치 금광석이 매장된 광산을 개발하겠다`며 다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SL블록체인그룹마저 수사 대상에 오르자 사명을 `유니버셜그룹`으로 변경했다.
앞서 검찰은 김모 전 유니버셜그룹 대표이사를 류 전 회장의 투자 사기 공범으로 구속기소했다. 법원은 김 전 대표의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현재 활동 중인 지사장들도 김 전 대표와 함께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유니버셜그룹 법인통장을 통한 자금흐름에 개입한 증거를 찾지 못해 기소를 면했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투자금을 모집하고 가상화폐로 주범에게 돈을 송금한 증거들이 나온 만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밴드 운영과 관리자 모집을 주도한 지사장 등 10여명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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