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최근 美 증시 흐름과 전망은?
= 나스닥을 포함한 기술 성장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금리 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조금 시기상조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시장 금리는 결국 채권시장의 수급 환경과 경기 동향을 반영시켜가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기조 변화를 예상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면 기술 성장주들이 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금리의 스트레스를 풀 수 카드는 무엇인가 생각해 봐야 하는데요. 결국 실적입니다. 현재 높은 밸류를 이해할 수 있는 이익성장이 뒷받침 된다면 제 아무리 금리가 올라간다 하더라도 기술주들이 무기력하게 빠져야 할 이유는 없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술 성장주의 실적을 체크하기까지 아직도 시간이 남았다는 거죠. 아직 3월 중순이 채 넘지가 않았고. 본격적인 어닝 시즌은 한 달 정도 지나야 시작됩니다. 당분간 고밸류 주식들 사이에서는 이익이 뒷받침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이 시장 내부에서 차별화될 가능성이 커져 있다는 쪽으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Q.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엇갈린 다우와 나스닥?
= 지수를 따로 구분해서 보기보다는 오히려 합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그러니까 프로스포츠에서 1등을 밥 먹듯이 하는 팀을 보면, 스타 선수가 있는 경우들도 물론 있겠지만 팀의 밸런스라든지 풍부한 백업 멤버들과 같은 요인이 그 팀을 영원한 1등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 선진국 주식시장이 딱 그런 모습이지 아닌가 합니다. 지난해까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성장주가 주도력을 보여왔었다면 최근엔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경제 심리가 회복되면서 전통 기업 내지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거든요. 결국 이런 모습은 국내 증시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꾸 선택의 개념 즉, 성장주를 버리고 가치주로 들어가야 하느냐 아니면 경기민감주로 가야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경우들이 있는데, 선택을 강요할 필요는 없거든요. 이익이 뒷받침되면 성장주도 좋은 환경인 거고, 그동안 성장에서 소외되었지만 경기와 동행하는 경기민감주 등은 재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 최근 다우지수의 사상 최고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선순환 구도를 현재 짜가고 있다는 관점에서 보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Q. 美 국채 금리 경계 고조...언제까지 계속될까?
= 과연 투자자들이 바라는 금리 환경은 무엇일까 이걸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금리가 올라서 주식 시장이 내렸다는 건 이미 이해하고 계신데, 그러면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금리가 내리면 주식이 오를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을 구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면 어떤 환경에서 금리가 내려갈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로 경제가 불안해질 때 그리고 정책 당국이 시장에 개입을 했을 때 금리가 내려갑니다. 이럴 때는 지금의 가격 조정을 보여줬던 기술 성장주나 주식 시장이 아주 강하게 반등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런 매크로 시나리오를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죠.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올해 하반기에 집단 면역이 가능해진다면 경제는 시간이 갈수록 정상 단계에 접근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떤 스몰 외환위기라든가 아니면 재정 불안을 일으키는 국제적 이슈가 등장하지 않는 한 금리가 내려갈 만한 이유는 분명히 없을 겁니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당장 금리 자체가 내려갈 이유가 없게 된다면 이익이 올라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아직 이익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를 계속 받을 수밖에 없겠죠?
= 그러면 금리가 오르는 것을 누를 만한 힘이 무엇일까. 그 힌트가 이번 주에 나왔습니다. 이번 주 초에 미국 국채 3년 발행 금리가 높은 응찰률로 인해서 상당히 안정된 변화를 보였고 지난 밤에 있었던 국채 10년 발행 역시 상당히 안정된 범위 내에서 진행이 되었거든요. 오늘 밤에 또 30년물이 진행됩니다. 다시 말하면 채권금리가 안정되기 위해선 돈이 채권 쪽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가 돼요. 시장 뿐만 아니라 발행 시장으로도 돈이 계속적으로 들어가야만 금리가 안정된다는 말인데 그렇게 되면 돈들이 주식으로만 오지도 않고 채권으로도 들어간다는 얘기가 됩니다. 다시 말해서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식시장이 상당히 경직될 수도 있다는 거죠. 올해 초까지 보였던 주식시장의 역동감은 조금 사라질 수 있으나 대신 지금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변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이겠죠. 방향성을 읽기 위해서는 정책 당국의 시장 개입이 있을 것이냐 아니면 채권시장의 수급이 안정되면서 유동성이 분산되는 환경으로 갈 것이냐, 이 두 가지 조건을 봐야 합니다. 그에 따라서 앞으로 주식시장의 환경도 달라질 수 있다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코스피 박스권에 머무르나...국내 증시 흐름과 주목해야 할 포인트?
= 박스권에 대한 정의부터 잘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흔히 박스권이라고 얘기를 하면 단기간 내에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예측 범위라고 볼 수가 있잖아요. 연초 이후부터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2900대 중반에서 시작해서 3200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았으니 현재 박스권은 3000에서 3200이라는 식으로 누구나 정의를 내릴 수가 있어요. 문제는 지수가 이 정의에서 벗어나면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실제로는 예측 범위 설정 자체가 잘못된 부분일 수가 있습니다. 2900대로 밀렸다는 것을 보고 시장이 잘못됐다거나 시장이 이제는 끝났다고 하는 건 분명히 아닙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시험을 보는데 부모님이 믿고 있었던 아이의 예상 성적 범위가 90점에서 100점이었다면 시험을 80점 받아왔을 때 큰일 났다고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거는 그냥 결과로 끝날 뿐이고 이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 이것을 더 고민하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거죠. 결국 지금 점검해야 할 부분은 예측 범위를 너무 높게 설정해둔 것은 아니었을지, 지금의 상황을 연초 분위기로 다시 돌리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 대부분의 투자자분들은 금리가 안정되는 것만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계시는데 이거는 투자자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현재 투자자들에게는 1분기부터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들을 찾는 자세가 더욱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3월 시장을 전망하면서 `그동안 발목 잡았던 실적, 손목 잡아준다`라는 표현으로 실적 시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거든요. 결국은 시장의 기복이 커진 환경 속에서 잘 버티는 기업 그리고 올해 1분기 예상 실적이 좋을 기업 등을 점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옥석을 가리고 내가 그동안에 못 잡았었던 종목들을 선별해나가는 자세가 지금의 위치에서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Q. IT에서 은행주로...대형주 순환매장세 계속 이어질까?
= 우선 투자자분들께 팁을 드린다면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지난해 언택트 산업 등을 포함해서 성장 기업들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았던 점을 알고 있고, 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것들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소외되었던 기업만을 봐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업황 회복을 전제로 해도 이 산업에서 성장을 찾을 수 있어야 기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거든요. 경기순환적 내지는 일부 가변적 변수에 반응하는 종목들에 대한 투자는 한시적인 투자가 될 수밖에는 없다는 거죠. 금리가 최근에 들썩이니까 금리에 반응하고 실적에 반응할 수 있는 은행주나 보험주에 대한 투자가 지금 당장 시장에서는 주목받고 있지만, 문제는 이 가변적 변수의 조건이 바뀌었을 때는 그 논리 자체가 어그러질 수밖에 없죠. 따라서 현재 내가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소속되어 있는 산업이 앞으로 얼마나 더 외형적으로 커질 수 있느냐를 판단하고 나서 투자의 기준을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해당되는 기업이 최근에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면 진입 기회를 찾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죠.
= 현재 리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어요. 과거 리플레이션 구간에도 이런 혼선이 있어왔지만 경기 확장 국면에 들어가게 되면 결국 성장을 말했던 기업들이 실적도 좋았습니다. 그 결과를 기억한다면 오히려 기존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더욱더 높이시고 오히려 이들 중에서도 실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을 구분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대형주 상승 한계...중소형주로 갈아타야 하나?
= 대형주 투자도 힘든데 종목 풀이 더 많은 중소형주로 투자하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너무 어려운 선택 강요가 될 수가 있어요. 하지만 중소형주들 중에서도 투자 활동이 강화되면서 수혜를 보는 기업들은 매출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기업들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부터 매출 변화가 감지되고 있거든요. 지금 말하는 중소형주를 그룹 투자로 생각하시기보다 좀 더 타겟팅된, 압축된 전략으로서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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