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美 증시 상승 흐름에 대해?
= 지속적인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국면을 좀 크게 보면 금융 장세가 끝나고 실적 상세로 넘어가는 과도기 구간이죠. 시장이 장기 금리가 올라가면서 충격도 받고 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움직이는 장이죠. 최근에 뉴스를 보게 되면 미국은 5월 정도부터 집단 면역이 발생해서 사람들의 활동이 상당히 활발해질 것 같아요. 여기서 어떤 종목들의 실적이 증가할 것인가를 놓고 2월 말부터 전통 산업들이 크게 움직였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닐 것이고, 외식도 많이 다니고 그런 기대감으로 에너지 산업, 소재 산업, 필수 소비재가 쭉 움직였는데 그 과정에서 그동안 많이 올라갔던 기술주들이 상당히 큰 폭으로 하락했죠. 이 움직임이 이번 주 들어와서는 전통적인 산업 부분의 상승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많이 하락했던 기술주들이 반등하는 손바뀜이 일어났습니다. 5월 이후 경제가 본격적으로 개선되었을 때 이 중 어느 쪽이 경제 주도권을 잡겠는가, 이것과 관련된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Q. 美 1.9조 달러 경기부양안 발효...경기회복 수혜주 강세 지속될까?
= 지금 미국 정부가 하고 있는 부양책의 핵심은 고용이거든요. 다들 걱정하는 게 세상이 바뀌었는데 아무리 부양책을 쓴다해도 예전 만큼의 고용이 나올지 의문이거든요. 미국 정부도 고용에 집중해서 이번 부양책을 내놓았고, 사람들이 소비를 하다 보면 고용이 증가하지 않겠는가 하는 거죠. 연준도 금리 올리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는 결국 고용이 좋아질 때까지 보겠다는 맥락을 갖고 있습니다.
=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고용이 잘 안 늘어날 것 같은데 계속 고용 신경 쓰네, 이런 식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부양책이 이미 약효가 많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건 금융 장세일 때입니다. 실적 장세에서는 진짜 기업 실적이 나오느냐를 따지기 때문에 부양책 얘기가 나온지 몇 달 지났다는 건 의미가 없고, 실제로 이 돈이 기업들의 실적을 개선시키는 데 쓰이는가를 보는 것이죠. 그런 생각에서 보게 되면 어쨌든 효과는 굉장히 클 거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만 부양책 효과가 어느 쪽에 집중될 것이냐는 5월 이후 실제로 사람들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봐야 할 것 같아요. `세상이 바뀌었다, 언택트 중심이다` 이렇게 된다면 이번 부양책은 언택트 쪽으로 쏠릴 것이고, 기술주 중심으로 다시 상승하는 국면이 나타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돈이 `옛날하고 똑같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쓰이더라, 사람들은 옛날 방식의 소비로 돌아가더라`. 이렇게 되면 기술주보다는 전통 산업 쪽으로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5월 이후 사람들이 얼마나 바뀌는지를 봐야합니다.
Q. 美 경기 부양책으로 인플레 우려 커지고 있는데?
= 작년 물가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올해 3분기 물가 상승률이 3%대, 어떤 분들은 4%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올라가는 거는 당연한 것이고, 이게 일시적인 것이냐 아니면 지속성이 있는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대체적인 시각은 이게 일시적이다라는 것이죠. 연준도 물가 올라간다는 건 인정해요. 연준은 지금 평균 물가 목표제를 갖고 있거든요. 특정 시점에 물가가 얼마나 올라갔는가를 따지는 게 아니고 평균적으로 물가가 2.5%까지 올라가도록 하겠다라는 겁니다. 일시적으로 3~4% 올라갔다가 2% 정도까지 떨어진다면 연준의 목표에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연준은 이번에 나타난 물가 상승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겠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 이게 일시적일 것이냐에 대해서는 생각들이 다 다른데 저 같은 경우에는 일시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속성이 있을 것 같다는 쪽에 비중을 많이 두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굉장히 많은 돈을 풀었고 정책도 친환경 에너지로 가고 있죠. 기존에 원유나 가스를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놓은 에너지 시스템은 친환경적이진 않지만 굉장히 효율적이거든요. 비용이 최소가 되는 겁니다. 이걸 친환경으로 바꾸면서 아무래도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 그럼 물가 상승이 일시적일지 지속적일지 언제 확인할 수 있느냐? 최소한 올해 가을은 되어야 확인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장이 어느 쪽 이야기를 믿어주느냐가 중요합니다. 한동안은 유가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을 많이 하니까 지속성이 강하겠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가나 구리가 조금 안정되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마음이 또 바뀌죠. 지금은 일시적이라는 생각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 올라가던 금리가 조금 진정이 됐고, 주식 시장에서도 금리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어내는 모양인 것 같습니다.
Q. 국내 국고채 단기 금리가 상승했는데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될까?
= 최근에 국내 10년짜리 금리는 2%에 이르면서 진정되고 있는데, 단기 금리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단기 금리가 0.1~0.2% 하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3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1%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채권의 매수 여력이 현저히 약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2년, 3년짜리 채권 같은 경우에는 광범위한 매수 세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사업으로 돈을 벌어서 기금을 갖고 있는 쪽이 꽤 있어요. 그런데 작년에 사업이 잘 안 되다 보니까 이쪽에서 기금이 많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2~3년짜리 채권을 사는 힘이 좀 약화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기 채권에서는 연기금으로부터 꾸준하게 돈이 들어오고 있어요.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서 장기 투자자금들은 늘어나는데 경제가 악화되다보니 다른 여기저기에 돈이 모자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모인 기금으로 투자하던 데서 자꾸만 기금을 줄여가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령화와 한국 경제의 악화가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미국과는 다르게 우리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고정하고 있어도 수익률 곡선에서 변화가 이렇게 저렇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Q. ECB, 기준금리 동결...코로나 대응 채권 매입속도 높인다...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 FOMC가 다음주에 있는데 미국 연준의 경우에는 작년에 확실하게 이야기를 한 게 있어요. 이전에 연준은 물가와 GDP성장률을 확실한 목표로 잡고 있었어요. 물론 고용이나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목표가 늘 있습니다만 고용보다는 성장률과 물가에 비중을 훨씬 더 많이 뒀죠. 그런데 옐런 이후로 연준에서 제일 위로 올라가는 목표가 지금 고용입니다. 파월의장도 그 점을 작년에 다시 확인을 했습니다. GDP성장률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흔히 낙수효과 없다는 얘기를 하죠. 큰 기업들이 성장한다고 해서 고용이 나오느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미국 사회에서도 GDP성장률 목표를 낮추고 고용 목표를 최상위에 올려놨어요. 지금 미국의 GDP성장률이 올해 굉장히 높게 나올 것 같아요. 그런데 실업률은 그렇게 낮아질 것 같지 않다는 거죠. 그러면 계속 부양하겠다는게 연준이 정해놓은 목표입니다. 최근에 주가가 많이 올라가고 경제 성장률이 올라간다고 해서 연준이 말을 바꿀 것 같지는 않아요. 장기 금리가 올라가면서 알아서 자산 가격의 버블을 막아줄 테니 연준은 자산 시장에 대해서 별로 걱정을 안 하는 겁니다. 고용을 계속 최상위 목표로 삼겠다고 반복을 할 것으로 봅니다. 물론 3월이면 점도표가 나옵니다. 금리 결정에 참가하는 연준 이사들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 그리고 앞으로 참가할 사람들이 모이면 17명 정도가 돼요. 17명이 언제쯤 금리를 올릴 것인지 점을 찍는데 지난 12월에는 한명만 내년에 올린다고 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2023년에야 올리겠다고 했죠. 이번에는 몇 명이 더 이탈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한두 명이 2022년에 올리자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정도 변화 외에는 다른 변화는 크게 없을 것 같습니다.
Q. 美 대규모 경기부양책, 신흥국 자금 이탈 부르나?
= 미국 달러화의 움직임을 보면 됩니다. 달러화 강세가 상당히 진행되고 나면 신흥국의 투자 매력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만 좋고 다른 나라는 안 좋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죠. 이번에 미국 경기 부양책도 자국 내 소비에만 집중됩니다. 사람들이 TV나 냉장고를 지금 살 건 아닌 것 같고 여행이나 외식 쪽으로 가겠죠. 그러다 보니까 푼 돈이 미국 내에서 머물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거기에 달러화 강세까지 겹쳐버리면 이거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갈 수가 있죠. 최근에 달러화가 올랐어요. 달러 인덱스가 89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92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초 많은 사람들이 달러화가 약세로 갈 것이고, 우리나라 원화 환율도 떨어지고, 신흥국 주식 시장은 전반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미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쓰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가지 않을까, 그 이후에 강세로 돌아서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부양책이 나오면서 달러가 곧바로 강세로 가는 움직임은 부담스럽긴 해요. 어쨌든 지금 당장 달러화가 강세로 갈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91포인트 수준이기 때문에 지금 신흥국 자금 이탈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달러 강세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봐야 되는 움직임입니다.
Q. 시장 변동성이 줄어든다면 대형주와 중소형주 중 어디에 투자하는게 나을까?
= 우리나라에서 중소형주하고 대형주 사이에 역학관계가 약화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중소형주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고, 가치주 성장주로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중소형주는 사실 개인들의 매수세를 제외하고는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없는데 개인들의 매수세가 들어올 만큼 거의 다 들어왔다고 봐야 될 것 같아요. 최근에 외국인들이나 기관들은 매수하고 개인들은 팔고 있습니다. 개인들이 꽤 많이 팔고 나서 현금을 확보하면 개인투자자들이 이 돈으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움직임은 미국에서 지금 다우존스냐 나스닥이냐 하는 것처럼 최근 다시 반등하고 있는 성장주냐 아니면 각광을 못 받았지만 사람들이 다시 바깥에 나가게 되면 좋아질 가치주냐 이걸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지금은 사실 이것도 버리기 어렵고 저것도 버리기 어려워요. 기존에 성장률 비중이 높았다면 가치주도 높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장중에 중국 증시 영향 많이 받는 국내 증시?
= 장중에 중국 시장의 영향력을 너무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 시장이 계속 좋았기 때문에 아침에 미국 영향으로 올라갔다가 그다음에 중국 시장이 떨어지니까 주르륵 미끄러지는 거죠. 음봉이 꽤 여러 번 나타나요. 이것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장중에 떨어지는 건 미국 나스닥 지수 때문이 아니고 중국 때문입니다. 중국이 긴축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데 사실 중국은 긴축을 하는지 안 하는 건지 잘 모릅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완화정책 쓰는지 긴축을 하는지는 두 세개 지표를 보면 알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20개를 놓고 봐야합니다. 20개가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최근 중국은 긴축은 아니에요. 미국이 첨단 장비 수출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중국은 지금 부동산이나 주식에 신경쓰지 말고 국가적 역량을 이쪽에 집중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성장률 전망도 그렇게 낮추진 않았단 말이죠. 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이 과열이다 싶으면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데 이걸 우리가 잘못 해석해서 긴축을 하는가보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20개 지표들을 보면 긴축 움직임으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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