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높은 미래가치에 부동산 시장에도 신규분양 등 활성화 기대

입력 2021-03-15 13:15   수정 2021-03-15 14:51


지방 도시를 대표하는 부촌 중 하나였던 경남 거제가 오랜 침체를 딛고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분양단지의 공급과 여러 호재로 최근 각종 지표를 통해 상승세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높은 미래가치에 비해 여전히 상승 속도는 더딘 편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신규 분양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제는 우리나라 조선업을 대표하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가 각각 위치해 있어 조선의 메카로 꼽혀왔다. 조선산업의 특성상 근로자의 평균 소득이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자연스럽게 거제는 지방을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부유한 도시로 자리매김해왔고, 집값도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었다.

실제로 2014년 8월 기준 거제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741만원으로 부산의 788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인구 20만명대의 작은 중소도시인 거제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자 인구 300만명을 훌쩍 넘는 부산과 동일한 수준의 집값을 형성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우리나라 조선업의 불황이 시작되면서 거제의 시장분위기는 빠르게 식었고, 올해 2월 집값은 3.3㎡당 578만원으로 22%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부산은 반대로 66%가 상승해 1,313만원으로 거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 큰 차이가 없던 두 지역의 집값이 급속도로 양극화된 것이다.

이렇게 거제와 부산의 집값이 큰 폭으로 차이나는 것은 불균형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바로 두 도시의 소득수준 때문인데, 거제의 소득수준은 여전히 부산보다 높은데도 집값은 지나치게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세통계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 근로자의 연간 평균 소득수준은 3,805만원으로, 부산(3,491만원)보다 300만원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백분율로 따졌을 때 거제의 소득수준은 부산보다 약 9% 높은데도 불구하고 집값은 오히려 부산이 227% 가량 비싼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균형의 완화를 위해 성공적인 신규 분양 단지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며,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가에 성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거제 수요층의 심리는 위축되어 있는 상태고, 지나치게 낮은 분양가의 신규 공급은 지역시장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셈이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분양가로 조기 완판을 성공시켜야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앞서 2019년 DL이앤씨가 고현동에 공급한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이하 유로아일랜드)의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이 단지는 지금보다 훨씬 침체돼있던 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적정 수준의 분양가로 공급에 나섰고, 많은 이들의 걱정과 달리 계약 2달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그리고 유로아일랜드의 성공은 이후 거제의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분양가가 그리 낮지 않았음에도 조기 완판에 성공하는 모습을 본 수요자들 사이에 거제 지역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거제의 미분양 물량은 2019년 당시 1,819가구까지 쌓였지만, 유로아일랜드의 분양 직후 빠르게 소진되면서 약 1년 만에 40%가량이 소진됐다. 한동안 장기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던 포레나 거제장평 역시 아일랜드 분양 직후 완판됐으며, 거제 센트럴 푸르지오도 1월 현재 한 자리수만의 잔여 물량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부분의 미분양 물량이 면 단위 지역에 몰려있으며 동 단위 지역의 미분양은 현재 100가구도 남지 않았다.

유로아일랜드의 분양은 일대의 집값을 상승시키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실제로 상동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거제의 경우 84㎡ 타입이 3.3㎡당 최고 1,011만원에 거래됐는데, 2018년까지 800만원대에 거래되다가 유로아일랜드 분양 후 시장 상승 분위기에 힘입어 큰 폭으로 집값이 오른 것이다. 또 장평동에 위치한 장평 유림노르웨이숲의 역시 2018년까지 3.3㎡당 약 1,000만원 선에 거래되다가 최근 들어 최고 1,187만원에 거래됐다. 유로아일랜드만 하더라도 전용 84㎡ 타입에 분양가 대비 최고 1억 2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4억 6,970만원, 3.3㎡당 약 1,423만원에 실거래 된 바 있다.

거제 지역 전문가들은 유로아일랜드의 후속 단지로서 이달 공급을 앞둔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의 분양이 거제가 옛 명성을 되찾는 데에 결정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한다. 유로아일랜드 분양 직후 거제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보이기 시작한 것처럼 이번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의 분양을 통해 미분양을 포함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해 거제의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 단지의 분양이 부동산 경기 뿐 아니라 상업 등 지역 경제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e편한세상 거제 유로스카이의 마케팅, 건설현장 등 각 분야에 총 15만명 가량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만큼 막대한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게 되며, 이들의 기초적인 생활 비용만 해도 거제 지역의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준공까지 이들 인원이 소비하게 될 기초비용은 약 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유로아일랜드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200억원에 육박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거제는 조선업의 호황을 바탕으로 그야말로 `부자동네`라는 표현이 어울리던 도시"라며 "한동안 주춤하던 조선업이 3년 연속으로 세계 정상의 자리를 탈환하며 기대감이 생긴 이 시점에 신규 분양 시장의 활성화는 부동산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의 상승세에 힘을 더하는 순풍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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