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만든 유통공룡들…'이베이'까지 노리며 몸집 더 키운다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3-17 17:28   수정 2021-03-17 17:28

    # 쿠팡, 너 나와!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쿠팡, 너 나와!`네요.

    <기자>

    네. 미국 증시 상장에 `로켓배송`으로 쿠팡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불안해진 유통업계가 `쿠팡, 너 나와!`를 외치며

    `반쿠팡` 연대로 뭉치고 있어서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네이버 신세계가 연합 전선을 형성했죠?

    <기자>

    네, 바로 신세계와 네이버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은 겁니다.

    두 회사의 제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 1위사 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데요.

    네이버는 신세계가 갖고 있는 물류, 상품 역량을 흡수할 수 있고,

    신세계는 편의점과 이마트 매장을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신세계는 쇼핑에 있어 네이버의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앵커>

    신세계는 식품 쪽이 강하고,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이라는 플랫폼 규모가 강점이라고 하던데요.

    두 회사가 부족한 부분들을 서로 잘 채워주면 시너지가 나긴 할텐데 실제 잘 되겠습니까?

    <기자>

    화학적인 결합 효과를 낼 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물류 협력만 해도 단순히 물류 거점을 합치는 것으로는

    공급망 관리부터 창고관리 시스템, 배송직원의 상하차까지 하나로 통합한 쿠팡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죠.

    또 신세계그룹이 자칫 네이버의 `우산` 안으로 들어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SSG닷컴이 그간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공을 들였는데,

    이번 제휴로 이마트도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할 예정입니다.

    <앵커>

    네이버쇼핑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신세계가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간 부분도 없지 않겠다 싶은데,

    지금 유통가에서 뜨겁게 떠오르는 이슈가 바로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할 것이냐 하는 겁니다.

    신세계가 또 이베이 인수전에 뛰어들잖아요.

    <기자>

    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직후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소식을 발표한 날에 신세계의 정용진 부회장이 미국에 머물고 있었다고 전해지죠.

    쿠팡처럼 SSG닷컴을 상장하려는 의도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 20조원은 어떤 회사와 결합해도 파괴력을 갖을 수 있습니다.

    지난 16일에 예비 입찰을 종료했고 롯데와 신세계,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죠.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는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앵커>

    거래액 20조원이기 때문에 일단 인수만 하면 누구든 단번에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이번에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이 각각 처한 상황이 다르죠?

    <기자>

    일단 롯데는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e커머스 사업부장을 경질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죠.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SSG닷컴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유통 기업인 아마존과 협업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가져가면 국내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홈플러스는 보유한 MBK파트너스는 갈수록 약해지는 온라인 부분을 강화하려는 포석입니다.

    <앵커>

    SK텔레콤이나 롯데같은 경우는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인 거고,

    신세계 입장에서는 옥션, G마켓 등을 가진 이베이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확장하게 되는 셈이잖아요.

    이번에 이베이를 인수하는 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아요?

    <기자>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일단 롯데는 이베이를 인수하면 거래액이 지금의 7조원대에서 27조원대 수준으로 커지지만,

    문제는 그만큼 물류 배송을 감당할 역량이 안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물류배송 측면이 단점으로 지목이 되고 있기 때문에

    쿠팡 같은 경쟁사들을 상대로 승부를 보려면 결국에는 배송 부분을 얼마나 강화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신세계 같은 경우는 물류배송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문제는 매각대금 5조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로 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지금은 매년 수백억씩 수익을 내고 있기는 하지만 이베이코리아가

    단순히 사업자들한테 거래를 중개해주는 역할에 그치기 때문에 확장성을 가져갈 수 있느냐도 관건입니다.

    <앵커>

    쿠팡의 대항마가 누가 될 것이냐 라는 측면에서 흥행 몰이를 하고 있지만 성사가 안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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