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동학 개미`에 이은 `장외 개미`들이 몰리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건데, 일각에선 과열 논란도 나옵니다.
방서후 기자가 요즘 뜨는 장외주식을 알아 봤습니다.
<기자>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장외시장 주가는 최근 276만원에 달하며 올 들어 65% 이상 치솟았습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이 마무리된 다음날부터 23일까지 56% 가량 뛰었는데, 크래프톤의 IPO 본격화 소식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로 몰렸던 증거금의 일부가 흡수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인 야놀자 역시 지난해 30만원에 거래되다 무상증자 직전인 올해 2월 말 110만원으로 270% 가까이 상승했고,
카카오뱅크도 주당 8만원 가까이 거래되며 투자자들로부터 시가총액 32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인 KB금융(21조3,725억원)과 신한지주(18조5,459억원)의 시총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르고 상한가)` 행진에 공모주를 장외에서 매수해 상장 직후 바로 내다팔아 차익을 취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입니다.
여기에 조단위 IPO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고, 새롭게 균등배정 제도가 도입되며 더 많은 개인 투자자에게 청약 기회가 돌아가는 등 앞으로 공모주 시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습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최근 25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등의 상장 이슈가 불거졌을 때 기록했던 최고치인 11만9천명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국내 유일 제도권 비상장주식 시장인 K-OTC 거래대금도 일평균 70억원에 육박하며 투자 열기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 IPO 시장도 뜨겁고 새로운 투자를 비상장 주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실제로 거래 자체도 많이 늘었고요. 특히 소액주주들이 중소, 중견, 벤처기업 주식을 K-OTC 시장에서 거래하면 양도세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거래에 수반되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죠.]
동학 개미가 서학 개미로 진화했듯, 장외 개미 역시 국경을 가리지 않습니다.
해외 장외 주식은 개인 투자자의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조합을 꾸려서 공동구매 형태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해외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트위그(Twig)`에 따르면 최근 게임스톱 주가 급등 사태로 전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미국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 투자 딜이 시작된지 4일 만에 투자 금액의 절반이 모였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분위기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 적정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고 기업 정보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기대와 달리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할 우려도 높습니다.
역대급 청약 증거금이 몰렸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장외 가격 대비 약 30% 떨어졌고, 카카오게임즈도 상장 직전 장외가를 밑돌고 있습니다. 상장 첫날 매도 기회를 놓쳤다면 손해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 상장 주식에 비해 좀 더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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