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물가 오르겠지만, 통화정책 조정할 상황 아니다"

강미선 기자

입력 2021-03-24 08:44   수정 2021-03-24 08:4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23일 최근 신임 출입기자 간사단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에서도 유가 상승폭이 커지고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서 1%대로 높아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3%)보다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수준(2%)을 하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코로나 감염상황이 빠르게 진정돼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pent-up demand)가 분출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서도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3.0%)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요 원인으로는 주요국의 확장적 거시정책, 백신 보급 확대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이 꼽혔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규모 추가 재정부양책이 확정되고 백신 접종도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4.2%에서 6.5%로 크게 상향조정됐다.
이에 따라 한은은 국내 경제의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도 당초 예상보다 더 강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집행도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일 요인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처럼 예상보다 물가 상승률,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더라도 한은은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아직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정책기조(완화적 통화정책)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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