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회담에서 날 선 공방을 벌인데 이어 이번엔 미국이 서방 동맹국과 함께 소수민족 인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관리에 대한 제제에 나섰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내 투자자들을 괴롭혔던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23일(미국시간) 배런스는 향후 수개월간 이어질 중국 정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진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회담을 보면 백악관은 중국을 여전히 `전략적 경쟁자`로 보고 있으며, 중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는 기술과 외교 및 군사력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 양당의 우려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중국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의존도가 얼마나 커졌는지에 대한 인식도 확대됐다.
지금 확실한 것은 바이든 정부가 이전 트럼프 행정부에서 물려받은 여러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최근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침해 제재와 신장과 홍콩 지역에 대해 미국 관료들이 우려를 표한 것은 다자간 협력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에서는 신장에서 물자를 조달하는 기업들을 찾아내거나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조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신장과 공급망이 연결된 섬유와 전자부품 등의 산업에 즉각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중국이 광범위한 수준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전세계적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는 유지되겠지만 미·중 갈등의 핵심이었던 무역 분쟁은 뒤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2가지 더 포괄적인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는 의회에서 `빅 차이나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인데 여기에는 지난 수년간 중국의 행태와 관련한 500가지가 넘는 입법 제안이 포함됐다.
두 번째는 상무부와 다른 정부 기관들이 기술 관련 제재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의 여부다.
상원은 중국 법안을 오는 4월 중순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
법안은 초당적인 `엔드리스 프런티어 액트(Endless Frontier Act)`가 중심이 될 것이다. 이 법안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을 포함한 핵심 산업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최대 1천500억달러의 재원이 투입돼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데 쓰일 수 있다.
대중국 투자 제재 문제가 법안에 포함돼 양당의 지지를 받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전미경제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의회는 투자자들에게 경고탄을 쏘겠지만 어떤 것도 단기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권을 침해하는 기업이나 인민해방군과 관계가 있는 기업 등에 미국인들이 투자하지 못하게 하는 선별적 제재가 나올 수 있지만 의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적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미·중 갈등이 중국 시장을 피해야 할 이유는 아니라고 말했다.
양국이 앞으로도 수십 년간 경제적 헤게모니를 위해 갈등을 벌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상하이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5.5배로 S&P 500지수의 22배보다 낮다는 점도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샬렛 CIO는 "미국인들은 거울을 통해 그들을 살피고 현실적으로 돼야 한다. 중국은 미국보다 4배가 크고 향후 10년간 중산층은 두 배로 늘어나 또 다른 미국에 맞먹는 수준이 된다"면서 "만약 어떤 것을 팔려고 한다면 중국 시장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A주 시장의 혁신적인, 지역 내의 중·소형주에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갈등으로부터 다소 영향을 덜 받는 기업으로 미디어와 금융, 헬스케어, 경기 순응주 등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