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크렘린궁에 머물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두 차례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에서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국가두마(하원)는 이날 제3차 최종 독회(심의)에서 지난해 개정된 헌법에 맞추기 위한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을 채택했다.
새 대통령 선거법은 "두 차례 대통령직을 역임했거나 선거 공고일 현재 두번째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은 입후보 자격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일 인물이 세 차례 이상 대통령직을 맡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새 대통령 선거법은 동시에 지난해 채택된 개헌안이 발효한 시점 이전까지 특정 인물이 수행한 기존 대통령직 임기는 산정되지 않는다고 단서 조항을 달았다.
2018년부터 네번째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의 기존 임기는 모두 백지화돼, 그가 네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4년 다시 입후보해 두 차례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법엔 또 25년 이상 러시아에서 상주하는 35세 이상 시민으로 외국 국적이나 영주권을 가진 적이 없는 시민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국민투표를 통해 4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 집권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채택한 바 있다.
개정 헌법에는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다시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도록 그의 기존 임기를 모두 `백지화`하는 특별 조항이 담겼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72세가 되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다.
4년간의 실세 총리 재직 기간(2008~2012년)을 뺀다고 하더라도 2000년에 집권한 그가 30년 넘게 크렘린궁에 머무는 초장기 집권이 가능해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개헌 전인 지난해 6월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개헌안이 확정되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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